한미 "연구개발 단 14명" … 한화, 내용 증명까지'정정 안하면 법적 조치' 강경 대응 … 분쟁 심화SK, HBM3E 12단용 대량 수주 예고 …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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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과 TC본더 장비ⓒ한미반도체
SK하이닉스의 TC본더 공급을 놓고 한미반도체, 한화세미텍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기술 유출 분쟁에 이어 내용 증명이 오가며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이달 중 TC본더를 대량 수주할 예정인 가운데 누구의 손을 잡을 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2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세미텍은 지난 23일 한미반도체 임원에 '허위사실 유포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내용 증명을 발송했다. 한미반도체가 한화세미텍의 업력, 연구인력, TC본더 장비에 대해 잘못된 사실을 퍼트리고 있다며 사실 정정을 요하는 내용이다. 한화세미텍은 한미반도체가 적극적으로 이번 사태를 해명하지 않을 시 법적으로 강경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다.한미반도체 한 임원은 최근 경제 방송에 출연해 "한화세미텍은 2017년부터 시작해 단 14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갖다"며 "TC본더 장비를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극비라고 하고 있는데 자신이 있으면 우리처럼 공개하지 않겠냐"는 등 한화세미텍이 기술 열위에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
- ▲ SK하이닉스 HBM3E 12단 이미지ⓒ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갈등은 SK하이닉스가 TC본더 공급망을 다변화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업계 1위인 한미반도체가 SK하이닉스의 TC본더 공급을 독점했지만 후발주자인 한화세미텍이 지난 3월 420억원의 발주를 따내며 입지를 위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문제는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가 한미반도체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점이다. 한미반도체는 그간 해외 고객사에 비해 SK하이닉스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로 TC본더를 공급했는데, SK하이닉스는 더 높은 공급가로 한화세미텍과 계약을 맺으며 동맹을 깨트렸다는 것이다.이후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 내 엔지니어를 철수 시키는 등 강경한 조치에 나섰고, 한화세미텍에도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2021년 한화세미텍으로 이직한 전 직원을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금지 소송에서는 1·2심에서 승소했으며 이 이후 한화세미텍을 상대로 기술 유출 및 특허 침해 소송에 돌입한 상태다. -
- ▲ 한화세미텍 TC 본더 'SFM5-Expert'ⓒ한화세미텍
공급권을 쥐고 있는 SK하이닉스 입장에선 당장 누구의 편도 들 수 없는 상태다. SK하이닉스는 그간 한미반도체 독점 구조를 깨기 위해 싱가포르 ASMPT 등 해외 장비사의 TC본더를 도입했지만 퀄테스트 단계에서 성능 문제에 부딪쳤다.한화세미텍 장비 또한 아직 도입 초기로 최종 고객사인 엔비디아 공급 체인에 완전히 합류하기까지는 6개월 이상의 시일이 소요된다. 이에 이달 예정된 SK하이닉스 HBM3E 12단용 TC본더 수주는 한미반도체에 높은 비중이 할당될 것으로 전망된다.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밴더 다변화 의지가 워낙 강하다보니 공급망 이원화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한미반도체가 업력이 더 길지만 한화세미텍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 한미반도체 또한 외국 고객사 비중을 넓히는 방법으로 우리 나라의 TC본더 1위 지위를 놓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