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일대 기업vs하나銀 '불꽃경쟁' 예고SC제일은행 종로1가 터줏대감 역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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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은행들이 지역 일대를 랜드마크로 구성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12일 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본점 사옥을 복합 문화공간으로 만들거나 대중교통을 활용하는 등 네이밍 마케팅을 적극 활성화하고 있다.
이들은 친숙함을 무기로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에 침투, 인지도 향상과 브랜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중적인 이미지 획득은 물론 위치적인 상징성도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지하철 역명을 통해 은행 이름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다.
역이름을 사용하게 되면 일반 광고보다 효과가 크고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어 브랜드에 미치는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
최근 기업은행에 이어 SC제일은행도 지하철 역명 병기 사업을 따냈다. SC제일은행은 앞으로 3년간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의 부역명으로 SC제일은행역을 넣게 된다.
병기 역명을 획득하면 역내 내외부와 승강장 역명 표지, 역 구내와 전동차 내 노선도, 전동차 하차 음성 안내 등 기존 명칭역과 함께 실린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 위치한 SC제일은행 본점은 보신각과 함께 종로1가 사거리의 랜드마크이자 만남의 장소로 널리 이용돼왔다.
여기에 지하철 역명 이름도 실리면서 종로1가 터줏대감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한발 먼저 앞섰다. 지난해 8월부터 직장인을 비롯해 명동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을지로입구역에 기업은행역이 함께 표기되고 있다.
이전에는 KEB하나은행이 3년간 을지로입구역 병기 역명을 사용했지만 이번 사업권에는 참여하지 않아 기업은행의 단독 입찰로 역명을 획득한 바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용한 역이름으로 기업은행 네이밍을 더욱 쉽게 알리고 있다"라며 "사업 이용료가 비싸지만 홍보 효과는 오히려 크기 때문에 앞으로 은행들이 병기 역명 사업에 적잖이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목이 쏠리는 곳은 명동 부근 을지로 일대이다. 이곳은 기업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약 200m에 불과한 곳에 각각 자리 잡고 있어 랜드마크 선점에 불꽃이 튀길 전망이다.
을지로입구 역명은 기업은행이 거머쥐었지만 을지로입구역 버스정류장 하차 안내방송은 KEB하나은행으로 나오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초 제1본점 앞에 제2본점인 IBK파이낸스타워를 신축, 이를 계기로 을지로2가 사거리를 'IBK거리'로 만들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을지로입구역 사거리에 위치한 KEB하나은행 신사옥도 7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26층짜리 신사옥 건물 1·2층에 광장, 공연장, 전시장, 도서관 등을 구성해 시민을 위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의 을지로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신한은행은 지하철역이 아닌 버스정류장에 하차 안내방송을 신한은행 본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방지역에도 일찍이 지하철 역명을 사용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지난 2014년 국제금융센터로 본점을 이전하게 되면서 부산지하철 2호선 문전역에서 국제금융센터·부산은행역으로 변경됐다.
대구지하철 2호선 대구은행역은 이 역의 3번 출구 인근에 있는 대구은행 본점에서 유래됐다. 지난해 5월에는 대구은행(대구교육청)역으로 역명이 개정됐다.역명으로 병기할 수 있는 이름은 대상역에서 500m 안에 위치한 기관명이나 지명이면서 인지도가 높고 승객의 이용 편의에 기여해야 한다. 단 500m 이내 기관이 없을 경우 1km 이내까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