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신약·임상초기 대부분… 주가 상승 등 이른 기대감은 경계
  • 문재인 정부가 '치매국가책임제' 시행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서 치매치료제 개발 제약사들도 함께 관심받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임상 초기 단계이고 다국적제약사들도 번번히 실패로 끝난 치매 정복을 국내제약사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주가 상승 등 이른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치매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주요 제약사로는 동아쏘시오홀딩스, 일동제약, 동국제약, 휴온스, 메디포스트 등이 꼽힌다. 크게 합성신약과  천연물신약, 줄기세포치료제 등으로 나뉜다.

    가장 많은 회사가 도전하고 있는 분야는 천연물(식물 등 자연계에서 얻을 수 있는 물질)신약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일동제약, 제일약품, 대화제약이 천연물신약 개발에 한창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동아치매센터를 통해 천연물 성분의 신약 'DA-9803'을 개발한다. 이 후보물질은 동물시험에서 베타아밀로이드 생성 억제, 뇌 신경전달물질 증가 등의 효과를 나타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미국에서 임상2상을 준비 중이다.

    일동제약은 멀구슬나무 열매인 천련자에서 치매의 주요 발병 원인을 억제하고 신경세포를 보호할 것으로 기대되는 물질 ‘ID1201’을 추출해 신약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일동제약은 2019년까지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휴온스는 합성신약을 개발 중이다. 휴온스는 한양대학교와 뇌조직에 주로 분포하는 SAPK3라는 물질을 제거하는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SAPK3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조직에 정상인보다 40%이상 관찰된다. 알츠하이머병 생쥐 모델에서 SAPK가 저해 또는 제거 될 경우 인지기능이 정상의 80%까지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아직 시판 중인 SAPK3 저해제는 없어 개발된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되지만, 현재 임상진입을 목표로 후보물질 개발 단계에 있다.

    이밖에도 메디포스트, 차바이오텍 등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메디포스트는 제대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사용한 '뉴로스템'의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다. 또 차바이오텍의 태반 유래 줄기세포 'CB-AC-02'은 임상1상 단계에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현재 전 세계 알츠하이머 환자 수는 36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2050년에는 약 1억1000만명이 이 병을 앓을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치매치료제 시장은 15조원을 형성하고 있는데, 2020년 23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중 국내 치매치료제 시장은 2000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치매치료제는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하지 못하고 증상을 늦추는 정도의 효능만 있다. 국내서는 도네페질 성분과 콜린 알포세레이트 성분의 치료제가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데, 사실상 뇌기능개선제 정도의 역할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치매치료제 개발 업체에 대한 투자를 통해 치료제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치매국가책임제와 관련 치료제 개발에 대한 부문의 세부내용이 나올지 관심"이라며 "그간 규제만 받았던 제약산업에 새로운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들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치매치료제를 개발 중인 업체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수혜주로 분류돼 일시적으로 주가 상승 효과가 나타났지만 크게 동요되진 않는 분위기"라며 "아직 임상 초기단계이고 치매치료제 개발은 굴지의 다국적제약사들도 도달하지 못한 난제이기 때문에 상용화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