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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금고 유치 전쟁이 본격 막이 올랐지만 강원도만큼은 그 열기를 찾아볼 수 없다.
농협은행의 금고 점유율이 높은 탓도 있지만 시중은행의 참여도 역시 낮은 것도 한 이유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강원도 내 금고 약정계약 만료를 앞둔 곳은 강원도청을 비롯해 영월군, 화천군 등 3곳에 불과하다.
이 중 영월군청은 지난 9일 농협은행과 금고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남은 지자체는 2곳이며 예산 6조원인 강원도청 금고만 흥행할 가능성이 높다.
강원도 내 지자체들은 2015년과 2016년 재계약을 완료함으로써 올해는 금고 유치 건 수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대부분 시중은행의 무관심 속에 한 차례 이상 유찰되면서 농협은행과 단일금고 계약이 체결됐다.
한 차례 이상 유찰 경험이 있는 지역은 춘천시(2014년), 태백시(2015년), 동해시(2016년), 홍천군(2015년), 평창군(2016년), 인제군(2014년) 등이다.
이 때문에 농협은행이 강원도 내 18개 지자체 금고 모두를 싹쓸이 해 놓은 상태다.
신한은행만이 강원도청을 비롯해 춘천시, 원주시, 강릉시 등에서 제2금고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지역에는 거점 점포가 있어 그동안 지자체와 인연 때문에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과거 강원은행을 흡수·통합한 바 있다.
시중은행이 강원도 지역 내 금고 유치에 관심이 없어지면서 지역민을 위한 금융서비스도 점차 낙후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춘천시 청사 내 운영 중인 ATM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주말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결국 청사가 문을 닫으면 주변 인근에 거주 중인 주민들이 금융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다른 ATM과 동일하게 야간에도 운영하기 위해서는 보안업체와 계약해야 하는데 지자체 금고 계약에서 보안계약이 빠져 있다”며 “금융사고 방지를 위해 청사 개점 시간과 동일하게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행정자치부가 제시한 금고지정 평가배점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주민이용 편의성이 18점이다. 3곳 이상의 경쟁이 붙었을 경우 이 항목에서 승패가 갈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