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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최근 태양광사업 법인을 추가로 설립하는 등 외연 확대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 한화종합화학이 급부상하고 있다. 사실상 그룹 내 태양광사업 관련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향후 지배구조 개편에 있어서도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12일 100% 출자 형태로 태양광 부문 자회사인 '한화솔라파워'를 설립했다.
한화큐셀이 셀과 모듈을 생산하고 발전소를 짓는 사업을, 한화솔라파워는 태양광 발전사업 법인들은 운영·관리한다는 설명이다. 국내 태양광 자회사를 한화큐셀코리아와 한화솔라파워 둘로 나눠 운영키로 한 것이다.
앞서 한화종합화학은 태양광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해 11월 한화큐셀코리아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이 회사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 인해 한화큐셀코리아를 비롯한 국내외 태양광 법인 36개를 거느린 태양광사업 지배회사로 올라섰다. 한화케미칼을 통해 한화큐셀코리아를 지배하던 구조가 한화종합화학으로 컨트롤타워가 바뀐 것.
이후 진행한 첫 태양광사업이 이번 한화솔라파워 설립이다. 한화솔라파워는 현재 국내 태양광 발전법인인 한반도태양광, 영암테크노태양광, 영암해오름태양광, 하이패스태양광, 해사랑태양광 5개 법인을 관리하고, 장기적으로는 해외 법인도 운영·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한화의 태양광 사업 지배구조가 갑자기 복잡해진 이유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종합화학은 그룹 내 에너지화학사업 영위 기업으로 태양광사업과 무관치 않다"면서 "태양광 글로벌 넘버원 기업으로 태양광사업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했고, 앞으로도 다각도로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기존의 태양광사업체가 아닌 종합화학사인 한화종합화학이 그룹의 태양광사업 지배회사로 올라선 것에 대해 효율성을 추구한 사업 재편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내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 내에서 돈을 버는 회사가 여러개 있을 텐데 한화케미칼도 그 중 하나다. 케미칼에서 태양광사업을 시작했는데 태양광발전에서 맨처음 필요한게 폴리실리콘(원료)이고 이걸 화학회사에서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잉곳, 웨이퍼도 화학에서 만들고 셀과 모듈을 큐셀에서 만들지만, 발전소는 어떤 회사든 할 수 있다"며 "화학과 태양광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한화종합화학이 태양광사업을 컨트롤 하는 것이 어색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화종합화학이 태양광사업의 출자사업을 영위하는 지주회사인만큼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및 사업의 다각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아울러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 지배구조 및 개편에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배구조 최고 정점에 있는 한화S&C는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그룹 태양광사업 지배구조는 한화S&C→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한화큐셀코리아로 이어지는 국내 사업과 한화케미칼→한화솔라홀딩스→미국 한화큐셀→한화큐셀(한화큐셀코리아 별도 한국법인)로 이어지는 나스닥 상장사인 미국 한화큐셀로 양분돼 있다.
한화솔라파워가 장기적으로는 해외 태양광 법인의 운영·관리까지 영역을 넓히고, 한화종합화학이 태양광사업 지주회사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의 단순화 작업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한화종합화학이 태양광사업 지배구조 개편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회사 한화토탈 주식을 활용해 한화케미칼이 보유한 한화솔라홀딩스 지분과 스왑하면 한화S&C→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한화솔라홀딩스→미국 한화큐셀로 이어지는 새로운 지배구조를 그릴 수 있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는 "한화그룹은 한화종합화학을 관련 계열사 지주사로 삼아 리빌딩(개편)을 이미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성장동력 마련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공개(IPO) 가능성도 일부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