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동반성장' 평가 휩쓸었지만…"앞으론 글쎄"

이통사들이 최근 중소기업 동반성장에 앞장선 공로로 '동반성장지수 평가'를 모두 휩쓸었지만, 앞으론 이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최근 새정부의 '찍어누르기'식 통신비인하 정책에 모든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등 협력사 챙기기가 빠듯하기 때문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반성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16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공표 대상인 155개 기업 중 약 16%인 25개사가 최우수 등급을 받았으며, 이통3사 모두가 포함됐다.

또 동반성장위원회는 매해 3년 이상 연속 최우수 등급을 획득한 대기업을 '최우수 명예기업'으로 선정하는데, SK텔레콤은 5년 연속, KT 3년 연속, LG유플러스도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으며, 3사 모두 '최우수 명예기업'의 영광을 안았다.

그동안 이통사들은 해외 판로 개척 지원, 협력사 금융 및 기술 지원 등 중소기업과의 협력 사업을 진정성 있게 펼쳐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SK텔레콤은 '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공동으로 수출지원 사업, KOTRA와 해외 지사화 사업 등을 추진해 중소 협력사의 해외 판로 개척에 노력해 왔고, 30여 협력사는 지난해 해외에서 약 500억원 규모의 추가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KT 역시 2013년 이후 지금까지 중소벤처 협력사에 대해 스페인 MWC, 싱가포르 커뮤닉아시아, 중국 MWCS, 태국 ITU텔레콤월드 등 해외 유명 ICT 전시회 참가를 지원하며, 총 174억원에 달하는 수출 계약 체결을 도왔다.

LG유플러스는 중소협력사와의 거래대금을 100% 현금 지급해 협력사의 현금 유동성 확보 지원은 물론, 경기침체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무이자로 200억을 대여하고 있다. 또 기업은행과 연계해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 받을 수 있도록 500억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도 운영하고 있다.

이통사들이 이처럼 매년 최우수 등급을 휩쓸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마냥 웃지 못하는 모양새다.

선택약정 할인율 25% 상향, 2만원대 보편요금제 출시 등 이통사 혼자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통신비 인하안이 발표되며, 더 이상 이통사들이 중소기업을 챙길 여력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4차산업혁명 시대가 되면 대기업은 창조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데, 그 아이디어는 중소·중견기업에서 나올 수 있다"면서 "하지만 최근 새정부의 개입으로 '자급제' 카드까지 만지작 거리며 하반기 경영계획 수정 등 '허리띠 졸라메기'에 나서면서 협력사와의 상생과 파트너쉽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장경제에서 정부의 개입은 부작용이 더 큰 만큼, 이통사들의 자율에 맡기고 'New ICT 생태계 확장 조력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오히려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