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롯데 탈락은 독과점 및 여론 때문"
3차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 의혹 확대
  • ▲ 롯데면세점 소공점. ⓒ진범용 기자
    ▲ 롯데면세점 소공점. ⓒ진범용 기자


    관세청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 및 신규특허 발급 과정에서 조작이 있었다는 정황이 감사원 감사결과 포착되면서 이번 사태가 '면세점 게이트'로 확산될 분위기다.


    특히 롯데가 면세점 1·2차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불리한 평가를 받아 피해자라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그러나 당시 정황을 살펴보면 롯데를 단순 피해자만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4일 감사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1차 면세점 선정과정에서 '매장면적 평가점수'와 '법규준수도 평가' 등에서 롯데에 불리한 점수가 적용돼 면세점 특허 획득에 실패했다. 같은해 11월 이어진 2차 면세점 사업자 특허 심사에서도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과 '매장규모의 적정성' 등에서 롯데에 불리한 점수가 부여돼 롯데가 월드타워면세점 사업권을 잃었다.


    롯데가 선정과정에서 불리한 조건을 받으며 1차에서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특허를 획득했고 2차에서는 두타면세점 신규 사업권을 획득했다.

    감사원 조사결과만 놓고보면 롯데는 두 번이나 높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특허 획득에 실패했기 때문에 피해자라는 설이 힘을 얻는다. 그러나 당시 정황을 보면 롯데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우선 15년 만에 신규특허를 발행한 2015년 1차 면세점 사업자 선정 당시 롯데는 독과점 논란에 시달리고 있었다. 당시 서울 시내 면세점 총 6곳(롯데 소공점, 잠실점, 코엑스점, 신라 장충점, 동화면세점, SK 워커힐 면세점) 중 롯데가 3개의 특허를 차지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KIEP(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는 2010년 점유율 47.1%, 2011년 50.7%, 2012년 51.1%, 2013년 52.3%, 2014년 50.8%, 2015년 51.5%의 점유율을 차지해 독과점 논란이 일고 있었다. 


    독과점은 1개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을 차지할 경우 해당된다. 즉 2015년 7월 1차면세점 당시 롯데가 신규 특허를 획득하게 되면 이미 독과점 기업에 또 하나에 특허를 부여하는 상황이었던 것.

  • ▲ 주요 업체별 매출기준 점유율.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면세점 제도개선 방안, 공청회 발표자료.)  ⓒ관세청
    ▲ 주요 업체별 매출기준 점유율.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면세점 제도개선 방안, 공청회 발표자료.) ⓒ관세청


    같은 해 11월 이어진 2차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도 롯데가 떨어질 수 밖에 없던 상황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2차 면세점 사업자 선정은 만료되는 3장(롯데 소공점, 월드타워점, SK워커힐)의 특허권을 부여하는 사업자 선정이었다.

    당시 롯데는 일명 '형제의 난'으로 불리는 경영권 싸움으로 여론이 극도로 악화돼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만료되는 3장의 특허권 중 2장을 다시 롯데에 부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롯데는 이런 상황과 맞물려 소공점은 재획득했지만, 월드타워점 특허는 재획득에 실패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시내면세점 4곳을 추가한 3차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 대해서도 롯데와 엮인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SBS 보도에 따르면 롯데가 사업권 재승인 심사에서 떨어진 지 두 달 만에 청와대가 관세청 등을 상대로 면세점 수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김낙회 당시 관세청장은 지난해 2월 18일 면세점 특허를 획득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청와대에 보고했다. 문제는 롯데가 청와대 보고 전인 17일 이미 대외비였던 관세청의 보고 일정을 알고 있었던 것이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면세점 추가 허가와 관련된 관세청과 기획재정부의 연구용역기관과 연구 내용, 진행 상황 등도 롯데가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런 정확히 포착된 가운데 3차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롯데 월드타워점, 현대백화점, 신세계DF, 탑시티(중소중견)이 선정됐다. 롯데에게 면세점 특허를 부여하기 위해 3차 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이뤄졌다는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들은 "일부의 보도를 보면 롯데가 피해자로 묘사되고 있다"며 "1·2차 면세점 선정은 당시 상황상 롯데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다른 기업들은 이런 상황으로 반사이익을 얻은 것일 뿐 특혜를 받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결과를 보면 3차면세점 신규 특허 발급은 용역 결과 최대 1개였음에도 관세청이 기초자료를 왜곡해 과다하게 발급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여러 정황을 놓고 봤을 때 롯데에 이익이 돌아갔다. 최근 롯데가 피해자로 포장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최근 보도들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냈다.

    이렇듯 3차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롯데를 위한 특허였다는 의견이 나오자 롯데는 터무니없다며 해당 내용을 정면 반박했다.

    롯데 관계자는 "당시 업계 현황을 관세청이 취합하는 과정에서 3차 입찰 사실을 알게된 것 뿐"이라며 "장선욱 대표가 임원 한명에게 보낸 문자는 당시 상황을 확대하지 말라는 내부 지침에 대한 내용이 었을 뿐이다. 3차 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롯데를 위해 이뤄졌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내용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