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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면세점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던 한국 면세점이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 및 정부의 지나친 면세점 특허 남발 등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면세점 연간 매출이 10조원 초반대로 곤두박질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조2757원과 비교해 2조원 가까이 급락한 매출이다.
이렇듯 면세점 매출이 급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내 면세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으로 발길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면세점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중국 당국의 금한령 시행 직후인 3월 15일부터 6월 30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0% 급감했다. 이 중 중국인 매출만 35% 급감했다.
신라면세점은 금한령 시행 직후부터 평년대비 10~20%가량 매출이 줄었고, 신세계면세점 역시 2월 일평균 38억원의 매출이 3월 15일 이후 일평균 30억원으로 감소했다. 금한령 직전 매출 대비 갤러리아면세점 20%, 아이파크면세점도 15%가량 매출이 줄었다.
면세점 매출 역신장은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이후 14년만이라는 점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사스 당시 국내면세점 매출은 2002년 1조8205억원에서 2003년 1조7483억원으로 4.0% 감소했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사드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매출 감소는 2003년 사스 사태를 제외하면 롯데면세점 창립 이후 유례가 없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위기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 뿐만 아니라 정부가 관광객 추이를 낙관한 나머지 단기간 면세점 숫자를 급격하게 늘려 위기를 부채질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6조8300억원에서 지난해 12조2700억원으로 4년 동안 두 배가량 성장했다.
이에 정부는 수익성이 좋은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3차 입찰에 거쳐 기존 6개에서 7개를 추가해 현재 13개(오픈 예정 포함)로 확장했다.
문제는 지난해 기준 70%에 가까운 8조6000억원가량이 중국인 관광객에게서 나온다는 점이다. 즉, 중국인 관광객 축소는 면세점 업계에는 치명타다.
관광객 축소로 전체 시장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경쟁 업체만 증가하다 보니 출혈경쟁은 심화됐고 결국 이는 시장 악화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이 장기화되면서 면세점 매출이 14년만에 역신장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명품 유치나 제3국 관광객 모객 등 그동안 차별화 전략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면세점들이 성과금 반납 등 생존전략을 최우선으로 세우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