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내년 상반기 국내외 신규 물량 쏟아내유럽 전기차 시장 2025년 350~1000GWh 규모 초고속 성장 전망도
  • ▲ LG화학 배터리 생산 현장.ⓒLG화학
    ▲ LG화학 배터리 생산 현장.ⓒLG화학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업계가 생산량 확대를 통해 급성장하는 글로벌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업계는 국내 및 해외 거점에 배터리공장 건설에 나서며 글로벌 시장에서 메이저들과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한 본격 경쟁에 나서고 있다.

업계 선두 업체인 LG화학은 폴란드에 구축 중인 배터리공장을 준공하고 내년 초 본격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달부터 유럽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샘플 공급에 나선 상태다.

특히 가동 초기 낮은 가동률을 감안해 ESS(에너지 저장장치) 배터리 생산으로 일부 전환하는 등 가동률 상승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폴란드 공장은 LG화학이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총 4000억원을 투입한 핵심 생산기지다. 이를 통해 오는 2018년 말에는 연간 고성능 순수 전기차(EV·320㎞ 이상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기준) 10만대 이상의 배터리 공급 능력을 갖추게 된다.

LG화학은 지난 19일 진행한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말 기준 생산능력은 20GWh 상외하는 수준으로 2020년에는 현재의 3~4배 이상 증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한국의 오창, 미국 홀랜드, 중국 난징 등 글로벌 생산기지를 활용해 오는 2020년에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7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I 역시 지난 5월 헝가리에 배터리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내년 2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헝가리 공장은 약 33만㎡(10만평) 규모로 약 5만대 분량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라인을 갖췄다. 특히 이 공장은 과거 PDP를 생산했던 곳을 개조해 비용을 절감한 것이 특징이다. 헝가리 공장 준공으로 삼성SDI는 울산, 시안과 함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3각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후발 주자인 SK이노베이션도 글로벌 탑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제 2공장동과 4~6호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해 기존 1.1GWh 급 생산 규모를 약 네 배 수준인 3.9GWh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 이는 약 14만대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유럽향 물량공급 개시 시점에 맞춰 공사기간을 보다 앞당겨 차질 없는 일정으로 완공한다는 목표다.

신규 생산설비에서 생산되는 배터리 제품은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지속적으로 추가 수주해 온 다수의 글로벌 프로젝트에 전량 공급된다. 

SK이노베이션은 신규 설비를 포함해 모든 설비를 100% 가동하는 것을 기준으로 2023년까지의 생산량을 모두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할 수 있는 수주 물량을 확보해 둔 상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시장 상황 및 수주 현황을 반영해 생산량을 2020년에는 10GWh로 늘린 뒤 2025년에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 30% 점유율 달성이 목표"라며 "한번 충전으로 500Km를 갈 수 있는 배터리를 2018년까지, 700Km까지 갈 수 있는 배터리는 2020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배터리업계가 덩치를 키우는 이유는 급성장하는 시장에 적극 대처하고 중국 및 유럽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름 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배터리 시장은 유럽을 중심으로 고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유럽 완성차 시장의 경우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휘발유· 경유차를 전기차로 대체하기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 보급에 장애물이던 짧은 운행 거리와 충전소 문제가 점차 해결되면서 2035년 경에는 전기차가 휘발유·경유 차량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지난해 25GWh에서 2020년 110GWh로, 2025년에는 350~1,000GWh로 초고속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굴기 속 국내 배터리 제조사가 출하량과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기술력과 영업력을 통해 향후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