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대상자 아닌 모바일은행 이끄는 '동반자 케이뱅크' 언급올해까지 수수료 면제 한정…장기적 플랜 통해 내년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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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가 1년 8개월여 만에 만반의 채비를 마치고 첫발을 내딛었다.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는 27일 카카오뱅크 출범식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은행 틀을 깬 과정을 수도 없이 거치며 프로세스를 재해석했다"며 "어떠한 불편함이 카카오뱅크를 탄생시킨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출범 전 '왜 은행은 계좌를 만들어야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에 고민을 거듭했다"며 "모바일에서 완결되는 은행 서비스를 목표로 고객 중심 철학이 반영된 혁신적인 상품 및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7일 오전 7시에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출범 10시간 만에 신규 계좌개설 수 14만4000건, 모바일 앱 다운로드 28만건, 대출 141억원, 예적금 360억원의 진기록을 세우며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목표는 간단 및 간편 금융서비스다. 모바일 앱을 누구나 쉽게 사용하도록 만들었고 상품구성도 마찬가지다. 시중은행들의 복잡한 예·적금 우대조건도 과감하게 없앴다.
최대 경쟁력은 수수료다. 올해 말까지 은행의 3대 수수료를 면제한다.
타행이체, 당행이체, 자동이체, 간편이체 수수료 뿐만 아니라 ATM 입금·출금·이체, 앱푸시·알림톡 서비스도 전부 무료다.
해외 송금 수수료도 시중은행 창구의 10%만 받는다. 글로벌 금융기관과 협업해 기존과 다른 결제방식을 모색했으며, 인력과 자원의 투입을 최소화하고 고객 수수료 부담을 대폭 낮췄다.
하지만 올해까지 수수료 무료를 한정한 것에 대해 윤호영 대표는 "수수료가 다 면제된 것은 어떤 은행도 시도해보지 않은 것이다. 고객에게 최대한 혜택을 돌려주기 위한 일"이라며 "비지니스 플랜이 2017년까지 가정하에 만들어져 있다. 아무도 안 가본 길이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 고객 반응과 체계적인 계산을 통해 내년도 수수료를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자 경쟁 상대인 케이뱅크와의 비교에 대해서는 모바일 은행의 시작을 이끄는 동반자라는 점을 이야기했다.
이용호 대표는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에 비해 뒤늦게 시작한 것은 해외송금과 후불교통카드, 해외사용 기능 등을 추가로 개발하고 런칭하기 위해 시간이 다소 지체됐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과의 서비스 경쟁전에 대해서도 "얼마 전부터 은행들이 많은 상품 개편을 시도하는 걸 보니 카카오뱅크를 경쟁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아직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의 경쟁 상대가 아니다"라며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뱅크가 잘 할 수 있는 몇몇 영역에서부터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인인증서가 필요없는 카카오뱅크의 보안 문제는 기존 은행과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신용평가 시스템도 기존 은행 체계에 카카오의 데이터를 일부 반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자본 확충에 문제가 없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정부의 은산분리법 개정을 원하고 있지만 개정되지 않아도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용우 대표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의 지분을 갖고 있고 자회사의 자금 확충은 지주회사의 기본 목적"이라며 "예비인가 본인가를 거치면서 주주사들과도 다 논의된 사항"이라고 언급했다.
카카오 계열사와의 협업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만큼 수신, 여신, 해외, 카드 등 기본적인 영역에서 고객들의 신뢰를 얻고 내실을 다지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공동대표의 장단점에 대한 질문에도 "은행 경영 자체가 독자적인 결정이 힘든 구조이고 각각의 영역에서 집단적 의견을 모아 진행하는 것"이라며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기에 그 과정에서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다"고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이어 "시중은행처럼 각자 대표는 쉽겠지만 우리는 쉬운 길을 포기하고 계속 호흡을 맞춰가며 2년여간 서로를 이해하고 대화해왔다"며 "사실상 카카오뱅크는 프로젝트 PM의 의사결정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들과 함께 장점과 의사결정을 어울러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