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이철우 "경북 신규원전 6기 건설 중단 땐 7.5조 손실"최초 영구정지 고리1호기, 해체작업에만 1조원 투입

  • ▲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기조에 따라 원전 신규건설과 노후원전 수명연장에 모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고리원전 ⓒ 한수원
    ▲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기조에 따라 원전 신규건설과 노후원전 수명연장에 모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고리원전 ⓒ 한수원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기조에 따라 원전 신규건설과 노후원전 수명연장에 모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당장 원전 유치로 세수와 지원금을 기대한 지역들은 원전 해체기술과 같은 원전 연구사업으로 눈을 돌려 지역경제 타격을 최소화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경북, 울산, 부산 등 지자체들이 연이어 출사표를 던지면서 탈원전 찬반에 이은 또 다른 사회적 갈등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경북지역 신규원전 중단 경제피해 7.5조" 

신고리 5·6호기는 3개월 간 공사 일시중단에 들어갔고 올해 착공을 앞뒀던 신한울 3·4호기와 2019년 착공 예정이던 천지 1·2호기 사업도 멈춰섰다. 수명연장을 눈 앞에 둔 월성 1호기도 사실상 폐쇄가 가시화되고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6일 월성 원전 1호기 폐쇄와 관련해 "지진 이후로 상향된 안전 기준에 맞춰서 검토를 해야한다"고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월성 1호기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사실상 폐쇄로 향하는 셈이다. 

1일 자유한국당 이철우 의원에 따르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따라 경북도·경주시 세수 440억원이 감소될 것으로 추산된다. 또 한국수력원자력과 협력업체에서 사라지는 일자리도 100만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성 1호기는 1982년 발전을 시작해 2012년 11월 기준 설계수명이 2022년 11월까지 10년 간 수명이 연장됐다. 

이 의원은 "경북 지역 신규 원전 6기 건설 계획이 중단되면 총 7조5천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신규 원전 백지화에 대비해 원전해체기술센터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는 애당초 2014년 15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원전해체기술 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했으나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설립 계획이 무산됐다. 

그러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탈 원전 정책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원전해체센터 설립도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국내 원전 중 최초로 영구정지한 고리 1호기의 경우, 해체작업에만 약 1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다. 세계 원전 해체시장 역시 2050년까지 그 규모만 1000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 문재인 대통령이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한 모습.  ⓒ 뉴데일리
    ▲ 문재인 대통령이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한 모습. ⓒ 뉴데일리


  • ◇ 원전해체 시장에 뛰어든 부산·울산·경북 

    정부도 지역경제 반발을 최소화하기 '원전 해체 시장'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백 장관은 "원전보다 신재생 쪽이 5~10배 고용창출 효과가 높다"면서 "신규 원전 건설 시장보다 원전 해체 시장이 훨씬 더 크고 참여 기회가 많다"고 강조했다. 

    먼저 경북도와 경주시는 원전해체센터, 원자력과학단지 유치에 뛰어든 상태다. 경북도는 국내 원전 25기 중 절반가량인 12기가 경북에 위치한 만큼 해체센터도 경북도에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경북도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제2원자력 연구원, 원전해체기술 연구센터, 지진방재연구센터 등이 포함된 국제원자력연구단지를 경북도에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과 울산도 원전해체센터 유치에 적극적이다. 

    부산시는 수명을 다한 고리원전 1호기가 부산에 위치한 만큼 해체작업을 주도할 센터도 부산에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해외 연구소와 원전해체 기술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울산시는 올해부터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원전해체 기술 개발 연구를 지원하기로 했다. 원전 해체 산업 인프라를 구축해 차후 연구센터를 따내는데 유리한 고지에 서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특히 지금껏 울산 주변에 원전이 잇따라 건립되는 동안 각종 특혜가 울산을 비껴간 만큼 이번 만큼은 울산에 기회를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향후 광역 도시 간의 경쟁이 치열해져 자칫 사회적 갈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내년 6월 13일로 예정된 지방선거에서 표심을 얻기 위해 대형 사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각 지자체는 내년도 예산안에 원전 해체 센터 유치를 염두에 둔 예산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 측은 "원전 해체기술 연구소 부지 선정은 논의단계에 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은 잡혀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