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에 노조 등의 적극적 움직임 부담됐을 것"대우건설 "CFO가 직무 대행… 안정적 사업 관리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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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건설 사장 취임식 당시 박창민 사장. ⓒ뉴데일리경제 DB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이 선임 1년 만에 불명예 퇴진한다.
14일 KDB산업은행과 대우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박창민 사장은 이날 오후 2시 사퇴를 공식 발표한다. 대우건설은 오는 16일부터 송문선 CFO 경영체제로 운영된다.
매각을 앞두고 실사 등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우건설 노조가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고 매각 중단을 요구하는 등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부담을 느껴 사퇴를 결정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조가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박 사장은 물론, 대주주인 산업은행도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측은 "최근 선임 절차에 대한 논란에 휩싸이면서 박 사장의 사임과 회사 매각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등 'CEO 리스크'로 진행 중인 매각작업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 자진사임을 결심한 것으로 본다"며 "박 사장 사임에 따른 경영 공백 최소화를 위해 정관 및 이사회 규정에 의거 수석부사장이 사장 직무를 대행하며 조직 및 수행 중인 사업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건설기업노조는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건설 대주주인 산은에 대한 감사청구를 감사원에 제기했다.
지난해 8월 박 사장 선임에 최순실이 적극 개입한 정황이 박영수 특검에 의해 밝혀진 만큼 현 체제에서 매각을 진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노조 측은 "최순실이 그동안 기관들에 개입한 행태를 미뤄볼 때 사장 인선에 관여했다는 것은 이권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최순실-산은-박창민으로 이어지는 관계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대우건설을 매각한다는 것은 엄청난 이권을 챙기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박영수 특검팀은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의 휴대전화에서 지난해 7월1일 최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찾았다. 확인 결과 이상화 전 본부장이 자신들과 소통이 원활하다는 이유로 박 사장을 대우건설 사장 자리에 추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이런 메시지가 오간 것으로 확인된 시점에서 불과 한 달여 뒤인 지난해 8월 박 사장이 대우건설 사장에 올랐다.
노조는 그동안 산은 측에 이번 사태에 대한 진실규명을 잇따라 요구했다. 지난 6월 '사장 부정 인선 의혹 사실 확인 요청'에 이어 지난달 5일에는 '사장 부정 인선 의혹 관련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달 11일에도 '대우건설 사장 부정 인선 최순실 농단 책임 통보의 건'을 통해 이번 사태로 인한 유·무형 피해 손실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통보했다. 25일에는 금융위원회에 '대우건설 사장 부정 인선'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한편, 박 사장은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뒤 상임고문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지난해 8월 대우건설 사장으로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