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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이 통상임금 소송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피력했다. 특정문구로 인해 기아자동차만 이러한 소송에 휩싸인 것에 억울해 하면서도, 통상임금이 확대되면 향후 야근·특근이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지적했다.
22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서울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진단과 대응' 간담회에 참석한 박한우 사장은 "노동부 지침에 따라 임금도 많이 주고 국가경제에도 이바지 했는데 기아차가 뭘그리 잘못했을까 싶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15일 미만 퇴직자는 일할(그달의 보수를 그달의 일수로 나눔) 계산해 상여금을 지급한다고 돼 있는 문구 하나가 문제가 되고 있다"며 "현대차는 통상임금이 아니고 기아차는 통상임금이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성토했다.
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면 향후 야근, 특근이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언급했다.
박 사장은 "앞으로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자동차산업 특성상 야근과 잔업이 많아 현재보다 50% 이상 더 줘야 한다"며 "현대기아차가 똑같이 야근하는데 기아차에 1.5배 더 줘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 노조에서 가만히 있지 않고 노동시장 전체에 분란이 일어날 수 있다"며 "명확하게 법적으로 정리돼서 불확실성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박 사장은 현재 위기 상황에 대해 다시 한번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2년 연속 차가 덜 팔리고 있다는 그 자체가 위기다"며 "중국에서 전년 대비 50% 마이너스이고 미국 소매판매도 8~9% 줄었다"고 말했다.
탄원서 제출에 관해서 그는 "노조도 30년 신뢰를 뒤엎고 소송을 냈다"며 "피고 대표로서 우리 사정을 재판부에 어필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