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5년 실형… "미래 성장 막대한 타격 전망"대규모 '투자-M&A'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 악영향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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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창사 79년만에 총수 실형 사태를 맞았다. 지난 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이후 끊임없이 제기된 경영공백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미래 성장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그룹 운영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5일 열린 '삼성 뇌물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구속 만기일을 이틀 앞둔 이 부회장은 이날 재판부의 실형 선고에 따라 결국 '영어의 몸'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이 부회장의 실형 선고 소식에 재계 관계자들도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123일간 53차례의 공판과정을 통해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 가운데 제대로 입증이 이뤄진 것이 없음에도 재판부가 유죄를 선고했기 때문이다.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 4월 열린 1차공판을 시작으로 결심공판까지 유심히 지켜본 결과, 유죄로 인정될만한 혐의는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재판부가 고심 끝에 내린 판결이겠지만 다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이 부회장의 구속과 동시에 급부상한 이른바 '삼성 위기설'에 따른 긴장감도 더욱 고조된 상태다. 그간 삼성그룹은 총수 부재로 인한 경영공백이 장기화 되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향후 기업 성장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됐다는 분석이 연일 쏟아져 나왔다.이 부회장의 구속 기간에도 삼성그룹은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 등 전문경영인(CEO)들을 중심으로 숨가쁜 일정을 소화해내며 그룹 운영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올 2분기에는 반도체 사업에서 매출 17조원이라는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지난 23일(현지시간)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삼성의 저력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 결정 및 인수합병 등 그간 이 부회장이 보여온 경영성과를 고려하면, 향후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막대한 악영향이 초래될 것이라는 목소리는 높아져만 갔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업계 특성상 적재적소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판단이 요구됨에도, 방어적·소극적 투자만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실제 지난해 11월 세계 최대 전장기업인 미국 하만을 9조3400억원에 인수한 이후로는 이 같은 대형 M&A 사례는 전무하다. 4차 산업혁명의 대응책으로 내세운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업체의 인수합병도 전면 보류됐다. 일부 스타트업에 대한 인수가 이뤄지고는 있지만, 사업 보강 정도의 행보로 평가되고 있다.특히 이 부회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잡은 만큼, 기업 신뢰도 면에서도 수치화가 어려운 피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더해졌다. 이 부회장은 해외 사업현장과 글로벌 행사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전 세계 IT 수장들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 적극적인 M&A와 신사업 추진 등에 나서온 것으로 알려졌다.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삼성그룹의 '선장없는 항해'가 현실로 나타났다. 그룹 내부는 물론 국내외 경제계에도 상당한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 세계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우뚝 서기까지 수많은 이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지만, 이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게 돼버렸다"고 토로했다.그는 이어 "삼성 측의 항소가 반드시 이뤄지겠지만, 단기간 내 마무리가 불가능한 점을 미뤄볼 때 그룹 운영에 대한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