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1조 규모 오스트리아 車 조명업체 인수 추진LG화학·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 시너지 창출 기대도


LG그룹이 미래를 짊어질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 LG화학 등 주요 그룹 계열사의 협업 체제를 구축하고 부품사업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실상 완성차만 생산하지 않을 뿐 주요 부품에서는 영역 확대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특히 완성차 업계에 4차산업혁명이 빠르게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통해 미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LG전자·LG화학·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하우시스 등 주요 계열사의 특화된 사업 영역을 자동차 부품에 융합해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 가운데 가장 두각을 보이는 곳은 LG전자다. 최근 전기차 부품공장 설립에 이어 대형 M&A(인수합병)에 눈독을 들이는 등 영토확장에 분주하다.

LG전자는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업체 ZKW 매각과 관련 본입찰에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규모만 1조원을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LG그룹 계열사 가운데 M&A(인수합병)에 수조원을 투입하는 건 다소 이례적인 만큼 인수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ZKW는 1938년 설립된 헤드라이트 등 차량용 조명을 생산하는 업체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폴크스바겐, 볼보,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교외에 있는 헤이즐파크에 2500만달러(약 285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부품공장을 설립키로 했다. 이 공장에서는 배터리팩을 시작으로 전기차용 구동 모터 등으로 생산 부품을 확대할 방침이다.

게다가 글로벌 완성차, IT 기업과 협업관계를 구축하며 관련 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미래성장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방안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LG CNS의 자회사 수준이던 자동차 부품 설계 기업 'V-ENS'를 합병해 VC(Vehicle Components) 사업본부를 출범시켰다.

VC부문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텔레매틱스, 디스플레이 오디오, 네비게이션) 제품을 중심으로 자동차 설계 용역, 금형 및 생산설비 공급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전장부품, 전기자동차용 부품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활발한 사업성과에 힘입어 LG전자 VC사업본부는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8800억원의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중국 수주도 활발히 이뤄지며 분기 매출 1조원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메이저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LG화학은 한국의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미국의 GM, 포드, 크라이슬러, 유럽의 다임러, 아우디, 르노, 볼보, 중국의 상해기차, 장성기차, 체리자동차 등 20여 곳에 이르는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수백만 대의 차량에 탑재할 배터리 공급물량을 수주한 상태다. 
 
이에 세계 시장 점유율은 13.2%를 차지하며 일본의 파나소닉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도 LG디스플레이는 초고해상도 광시야각 기술과 한 단계 진일보한 터치 기술 등을 바탕으로 자동차에 최적화된  기술을 선보이고 있으며 LG이노텍은 소재 및 부품기술을 한발 앞서 전장부품에 융복합해 라인업을 다변화했다.

LG하우시스는 자동차 원단, 경량화 부품과 같은 자동차 소재부품 사업의 성과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LG그룹은 이 같이 계열사마다 전문 분야를 육성해 기존 업계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경쟁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기존 주력사업인 스마트폰과 스마트 TV, 디스플레이 등 IT 역량과 IoT기술을 자동차 부품에 융합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LG는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빠르게 솔루션을 제안·실행해 쌓은 신뢰성 ▲수율 제고를 통한 품질·가격·물량의 최적화된 생산 체제 ▲전자 부품 및 화학 소재의 차별화된 기술 역량과 이를 바탕으로 한 계열사간 시너지 등을 창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찌감치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자동차 부품을 지목하고 2000년대 후반부터 계열사마다 전문 분야를 육성하도록 했다"며 "자동차 부품 사업 역량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