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녹십자·SK케미칼 상위 3파전 경쟁 올해도 이어질 듯
다국적사 사노피, 동아·보령 등 토종제약사도 시장 가세
  • ▲ SK케미칼 본사에서 어린이 모델이 4종의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를 소개하고 있다. ⓒSK케미칼
    ▲ SK케미칼 본사에서 어린이 모델이 4종의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를 소개하고 있다. ⓒSK케미칼


    독감 백신 접종 시즌인 9월이 다가오면서 국내제약사는 물론 다국적제약사들도 치열한 경쟁에 나선다. 특히 차세대 독감 백신인 4가 백신을 두고 시장을 뺏어오기 위한 제약사간 접전이 예상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4가 백신을 허가받은 업체는 SK케미칼, 녹십자, 일양약품, 동아에스티, 보령바이오파마, GSK, 사노피파스퇴르 등 8개사 9개 제품이다.

    4가 독감 백신은 주요 독감 바이러스 중 A형 2종(H1N1·H3N2)과 B형 2종(빅토리아·야마가타)을 예방해준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도 3가보다 4가를 권장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영유아·임신부·노년층 등을 대상으로 무료로 접종해주는 국가 필수 예방접종에 포함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성장 속도가 느렸다.

    하지만 4가 백신이 내년 국가 필수 예방접종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독감 백신 시장은 6000억원 규모로 3가와 4가가 각각 절반을 차지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IMS헬스에 따르면 2016년 3분기~2017년 1분기 4가백신 판매 도즈 현황을 분석한 결과, GSK의 '플루아릭스테트라'가 139만2461도즈를 판매하면서 점유율 40%를 기록했다. GSK의 4가 백신은 국내서 허가된 최초의 4가 백신으로 빠르게 시장을 점유할 수 있었다.

    국내제약사인 녹십자와 SK케미칼이 GSK의 뒤를 쫓고 있다. 녹십자 '지씨플루'가 34%, SK케미칼 '스카이셀플루'가 26%를 차지하며 두 백신이 시장의 60%를 가져왔다.

    특히 SK케미칼의 4가 백신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세포배양 방식 독감 백신이다. 달걀에 독감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기존 유정란 방식에 비해 제조기간이 짧고 변종 독감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쉽다는 게 장점이다.

    SK케미칼은 올해 535만 도즈(1회 접종량), 즉 535만명 분량의 3가 및 4가 독감백신을 시중에 공급한다. 이는 지난해 대비 7%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까지는 GSK, 녹십자, SK케미칼, 일양약품의 싸움이었다면 올해는 동아에스티, 보령바이오파마는 물론 다국적제약사인 사노피파스퇴르가 가세한다. 사노피파스퇴르의 '박씨그리프테트라', 동아에스티의 '백씨플루', 보령바이오파마의 '보령플루V테트라' 등이 출시될 예정이다.

    동아에스티와 보령바이오파마도 원료를 공급받아 자체적으로 포장한 4가 독감 백신 신제품을 내놓는다.

    사노피파스퇴르는 9월 초 프랑스 수입완제품으로 발매되는 박씨그리프테트라주를 출시하며 경쟁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올해 국가출하승인이 신청된 독감 백신은 현재까지 녹십자와 사노피파스퇴르 등 9개 업체의 2000만명 접종 분량이락고 밝혔다.

    신청 현황을 보면 녹십자와 동아에스티 등 국내제조업체가 1600만명, 사노피파스퇴르와 GSK 등 수입업체가 400만명 분량이다.

    업계 관계자는 "6000억 시장을 두고 국내제약사와 다국적제약사간 경쟁은 물론 지난해 빅3를 차지했던 GSK, 녹십자, SK케미칼이 점유율을 얼마나 뺏기지 않을지도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