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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올 추석은 최장 10일에 달하는 황금연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백화점과 온라인마켓은 이 기간 외부활동 증가 등의 이유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반면 서민 먹거리 중심의 대형마트는 매출이 늘 것으로 기대된다. 긴 휴가를 즐길 수 있어 여행·호텔·극장업계는 특수를 기대하고 외식·프랜차이즈 업계는 지역·상권별로 휴무일과 매출 영향을 예상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희비가 엇갈린 유통가의 분위기를 미리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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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걱정스러운 백화점 업계 "여행으로 방문 고객 줄 것"
백화점업계는 추석 황금연휴가 반갑지만은 않다는 입장이다. 통상적으로 연휴가 길면 해외로 나가거나 여행지를 찾는 사람이 증가해 백화점 방문 고객 자체가 줄기 때문이다. 이들을 백화점으로 유인하기 위해서는 판촉행사나 프로모션 등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영업이익 감소하게 된다.
일례로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5월 황금연휴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2.9%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황금연휴 기간 매출 증가 폭도 크지 않다. 백화점의 주력상품인 의류의 경우 고객들이 대부분 연휴 기간 구매하기보단 미리 구매한 뒤 여행을 가 사실상 특수를 보기 어려운 구조다.
지난 황금연휴 기간(5월 1일부터 6일까지) 롯데백화점의 경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 신장에 그쳤다. 신세계백화점도 기존점은 3.9% 증가에 머물렀다. 여기에 이번 추석 연휴는 10월 6일이 대체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추석 당일(4일) 뒤에 4일(주말 포함)이나 연휴가 지속돼 방문고객이 더 감소할 수도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연휴 기간 해외로 나가는 고객들이 증가하면서 휴일이 길수록 백화점에는 방문객이 줄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프로모션 등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고객들을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온라인마켓 '근심'… "외부활동 많아지면 온라인 쇼핑시간도 줄어"
온라인마켓도 상황은 비슷하다. 주력 카테고리 중 하나인 마트 상품군(식품, 생활용품, 주방용품, 패션, 생필품 등)의 매출이 연휴 기간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G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에 따르면 지난 황금연휴 기간인 5월 1일부터 7일까지 마트상품군 매출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2%가량 감소했다.
황금연휴 기간 온라인마켓 매출이 감소한 이유는 여행이나 나들이 등 야외활동 시간이 증가하면, 고객들이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시간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즉 접속자가 줄어 자연스럽게 매출도 낮아진다는 것이다. 같은 범위에서 통상적으로 주말보다 주중에 온라인마켓의 매출이 높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온라인마켓 관계자는 "황금 연휴기간 업계에서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매출 감소 폭을 최소화시킨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그러나 추석 연휴가 길어 솔직히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 황금연휴 기대하는 대형마트… "먹거리 주력으로 매출 증가"
백화점과 온라인마켓이 황금연휴 기간 매출 방어를 위해 걱정하고 있는 반면 대형마트는 황금연휴를 기다리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5월 1일부터 7일까지 전년 동기대비 전체 매출이 5.6% 신장했다. 전체 매출이 5% 늘었다는 것은 방문하는 고객과 객단가가 늘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통상적으로 연휴 기간 1.2배에서 많게는 2배가량 매출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휴는 지난 5월 황금연휴보다도 길어 상승 폭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형마트가 황금연휴를 기다리는 이유다.
대형마트가 황금연휴 기간 매출이 증가하는 이유는 백화점이나 온라인쇼핑과 달리 먹거리 상품이 주력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휴 기간 캠핑을 간다고 하면 백화점이나 온라인쇼핑에서는 사전에 옷이나 관련 도구를 구매한다. 반면 먹거리는 당일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연휴 기간 대형마트의 매출이 증가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온라인마켓이 황금연휴 엇갈린 반응을 보이는 것은 방문하는 고객들의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라며 "황금연휴라고 해서 서비스 업종이 무조건 잘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기대감에 부푼 여행 업계 "장거리 유럽·미주 여행객 늘어"
추석 황금연휴를 기다리는 여행 업계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유례없이 긴 10일간의 긴 연휴에 해외여행객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유럽, 미주와 같은 장거리 여행이 증가해 매출도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올해 추석 황금연휴 기간(9월 29일부터 10월 8일) 해외여행 수요는 현재까지 들어온 예약 기준 7만5000여명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9월 9일부터 18일) 대비 36.5% 증가했다. 모두투어의 올해 추석 기간(9월30일~10월9일)까지 해외여행 예약자는 3만7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7% 늘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유럽과 미주 지역 등 장거리 해외 여행객의 증가세다.
하나투어의 경우 지역별 비중으로는 동남아(42.4%), 일본(24.1%), 중국(16.0%), 유럽(8.3%), 미주(5.2%), 남태평양(4.0%) 순이다. 유럽과 미주는 지난해 대비 각각 57.4%, 64.2% 증가했다.
모두투어는 지역별 비중으로는 동남아(37.4%), 일본(19%), 중국(18%), 유럽(10.4%), 남태평양(7.8%), 미주(7.4%) 순이다. 중국을 제외한 유럽과 미주, 일본, 동남아 등의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여행객 수요는 지난해 대비 2배 가량 늘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유럽 여행 수요는 7·8월이 최대 성수기인데 그때도 지역별 비중이 10%를 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올해 추석 기간에 유럽 비중이 10%를 넘은 것은 놀라운 수치"라고 밝혔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난 여름성수기(7월말 8월초)엔 비교적 단거리 여행지가 인기를 얻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는 장거리 여행계획을 가진 여행객들이 여름 성수기보다 긴 추석연휴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연휴까지 남은 한 달 간 들어올 추가예약을 감안하면 올해 여행수요는 현재 수치인 7만5000여명보다도 조금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올 추석연휴기간엔 역대 연휴 중 가장 많은 해외여행 수요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욜로·호캉스' 인기에 호텔도 웃음… "특급 호텔들 분주"
최근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와 호캉스(호텔+바캉스)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올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여유로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호텔을 찾는 고객도 늘 것으로 기대된다. 비싼 여행 경비와 긴 비행 시간을 들이지 않고서도 국내에서 해외 수준의 휴식과 레저를 즐길 수 있는 특급 호텔들이 수혜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신라호텔 서울은 올해 추석 기간 동안 2층에 있는 대형 연회장인 다이너스티홀에서 '홀리데이 와이너리' 파티를 연다. 술과 안주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공연도 즐길 수 있는 패키지를 준비해 가족단위 고객들을 맞이한다는 전략이다.
롯데호텔은 9월 29일부터 10월 9일까지 '한가위만 같아라' 추석 패키지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10월 1일부터 9일까지 '유희애락(遊戱愛樂)' 패키지,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은 '그랜드 캠핑 패키지'를 9월 29일부터 10월 9일까지 각각 선보인다.
롯데호텔 제주는 추석 연휴 기간 예약율이 평소 대비 1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10월 5,6일 예약률은 60%를 기록해 추석 기간 만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특급호텔은 해외 휴양지 부럽지 않은 야외 수영장이나 연회장, 뷔페, 파티 등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시설들을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 고객의 해외 여행 대체재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다만 시내 중심에 위치한 비즈니스 호텔들은 고객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평소 대비 저렴하고 혜택이 많이 포함된 추석 패키지를 속속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 외식·프랜차이즈 업계 "추석 음식 질릴 땐 외식·배달음식 찾아요"… 상권·지역별 편차 뚜렷
외식 브랜드와 프랜차이즈 업계는 추석 기간 동안 대부분 휴무를 최소화하고 연휴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추석엔 대부분 집에서 국과 탕, 전과 같은 명절음식을 해 먹지만 이 음식들이 질릴 때 쯤엔 가족들끼리 외식을 하거나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빕스와 계절밥상,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과 애슐리, 자연별곡을 운영하는 이랜드, 파리바게뜨와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SPC그룹 등은 직영점의 경우 추석 연휴기간에도 휴무 없이 운영하고 가맹점은 가맹점주의 자율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BBQ와 교촌치킨 등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가맹점주의 의지에 따라 추석 휴무일을 유동적으로 정하게 된다. 추석 당일을 포함해 1~2일 쉬고 나머지 기간에는 영업을 지속하는 매장이 대부분일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계절밥상과 빕스의 경우 올해 설 연휴에는 평소 대비 20~30% 고객수가 증가했다"며 "올 추석에도 평소보다 많은 고객이 매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랜드 애슐리와 자연별곡도 명절 기간 매출이 매장 별로 20~30%가량 오른 것을 감안해 올해도 고객이 늘 것으로 기대했다.
매장이 위치한 상권별, 지역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SPC그룹 측은 "버스정류장이나 기차역과 같은 교통의 요지나 마트 인근 매장은 연휴 기간 매출이 늘어난다"며 "반면 도심에 있는 오피스 밀집 지역은 다소 낮아지는 등 상권별로 매출에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도심 내 가맹점은 연휴 기간 매출이 빠지지만 지방 가맹점 같은 경우는 오히려 매출도 늘고 바빠진다"며 "본사에서 휴무일 관여는 하지 않고 있지만 콜센터나 고객 주문을 편리하게 하도록 하기 위해 사전에 휴무 가맹점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 극장가 "기대작 킹스맨2·남한산성… 추석 대목 노려"
극장가의 대목으로 불리는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서 극장 사업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매년 국내 영화 관객수가 줄고 있는 탓에 그나마 특수를 누릴 수 있는 명절에 거는 기대감이 더욱 증폭된 것.
CGV 관계자는 "추석 연휴가 길어지면서 올해는 가족 단위로 극장을 찾는 고객들이 더욱 늘 것으로 기대된다"며 "남한산성과 킹스맨:골든 서클(이하 킹스맨2)가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롯데시네마 측도 "추석 시즌 개봉일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영화가 많아서 예단하긴 어렵지만 남한산성과 킹스맨2, 범죄수사, 아이캔스피크, 넛잡 등이 관객몰이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보통 연휴 기간에는 극장을 찾는 관람객이 많이 느는 편이지만 올해는 연휴가 길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보여 정확한 예상 관객수 예측은 어렵다"고 전했다.
추석 대작으로 꼽히는 한국 영화 '남한산성'은 15세 이상 관람 등급을 받아 가족 단위 관람객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킹스맨2'는 1편인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었던 점을 감안해 이번에도 같은 등급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영화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주간인 9월 2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