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매매가·분양가·전셋값 고공행진에 탈서울 지속'서울 인접' 경기, 청약경쟁률 '치열'… "하반기도 열기"
  • ▲ 자료사진. 서울 강남권 아파트 단지. ⓒ뉴데일리
    ▲ 자료사진. 서울 강남권 아파트 단지. ⓒ뉴데일리

     

    서울과 맞닿은 경기도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들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 집값에 신규단지 분양가도 함께 오르자 높은 주거비용에 지친 수요자들이 경기도로 이동하면서다.

    7일 서울시청 인구통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 인구는 2010년 1057만5447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991만4384명까지 떨어지면서 '1000만 도시' 타이틀을 반납해야 했다.

    서울을 벗어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기도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을 떠나 순이동한 인구는 14만257명이었으며, 이 중 97.2%에 해당하는 13만6403명이 경기도로 전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서울을 떠나 경기도를 선택한 것은 서울 집값이 치솟으면서 내 집 마련은커녕 전셋값 마련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 순유출 인구 중 70%에 해당하는 약 9만8000명이 이주사유로 주거비용에 대한 부담을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지역 평균 매매가는 4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114 시세조사 결과 2014년 1월 서울 평균 매매가는 3.3㎡ 1623만원이었으며, 이후 올해 6월 3.3㎡당 1998만원까지 단 한 차례의 하락 없이 상승해 조만간 3.3㎡당 2000만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평형인 전용 84㎡ 아파트 한 채를 얻기 위해서는 6억원 이상의 돈이 들어가는 셈이다.

    서울지역 분양가도 상승세다. 지역시세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공급되는 신규단지를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지난 7월 용산구에서 공급된 한 신규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3919만원이었다. 당시 용산구 아파트 평균 시세는 이보다 낮은 2569만원이었다. 강동구 역시 신규단지 평균 분양가가 3.3㎡당 2244만원, 시세는 1752만원으로, 분양가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을 사기도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도 어려운데다 전셋값도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의 멸실과 이주가 이어지면서 전세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올해 7월 3.3㎡당 1659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통계에 따른 7월 경기도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197만원으로, 서울 전셋값보다 462만원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용 84㎡ 기준으로 환산하면 서울에서 전세를 사는 비용으로 경기도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게 되면 1억1760만원가량이 남는 셈이다.

    이렇다보니 분양시장에서 서울과 맞닿은 경기도 아파트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인접한 서울지역 신규아파트보다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동등한 생활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주거비 상승은 결국 서민들의 가계비 부담으로 이어졌다"며 "게다가 8·2대책으로 대출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서울보다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경기 지역으로 서울 실수요자들이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7월 경기 고양시 덕양구 지축동에서 분양한 '지축역 센트럴 푸르지오'는 1순위 청약에서 503가구 모집에 8221명이 청약, 평균 1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서울 은평뉴타운과 지하철로 한 정거장 차이지만 당시 평균 분양가는 3.3㎡당 1540만원대로, 은평구에서 6월 공급된 'DMC 롯데캐슬 더퍼스트(1701만원)'보다 저렴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서 분양된 '판교 더샵 퍼스트파크'도 1순위 청약 결과 854가구 모집에 1만1437명이 몰리면서 13.3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백현동은 서울 서초구와 맞닿은 지역으로, 이 단지는 서초구 현재 매매 시세(3.3㎡당 3094만원)보다 저렴한 2366만원에 공급됐다.

    특히 서울과 맞닿은 경기 지역에서 분양하는 단지의 청약접수 지역분포도를 보면 해당 지역보다 기타 지역의 청약자 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축역 푸르지오'의 경우 해당 지역(고양시) 접수자는 3151명, 기타 경기는 1571명인 반면, 기타 지역은 3499명으로 해당 지역보다 많았다.

    서울 강서구와 맞닿아 있는 경기 김포시에서 5월 분양한 '한강 매트로 자이 1단지'도 1순위 청약접수 자 가운데 해당 지역(김포시) 접수자는 4783명이지만, 기타 지역은 5998명으로 1000명 이상 많았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경기 성남, 김포, 고양 등은 경기도에서도 서울과 가장 인접하다는 장점으로 서울에 직장을 둔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며 "청약접수자 지역분포도 가운데 기타 지역이 해당 지역보다 높게 나오는 이유도 서울에 주소지를 둔 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교통망이 잘 갖춰지거나 교통호재를 지닌 경기 일부 지역은 올 하반기에도 분양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탈서울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다 8·2대책으로 서울지역에서의 청약 당첨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내 집 마련 수요가 분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장재현 팀장은 "서울 아파트 값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서울과 맞닿은 경기도로 몰리는 수요가 점점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수요가 많은 만큼 경제 논리에 맞게 이들 지역의 집값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