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어드바이저‧챗봇‧로봇 등 시범 도입 속속실질적 고객응대 제한적…눈요깃거리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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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초부터 은행권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금융서비스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채팅을 통해 투자전략을 제시하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시작으로 이제 은행 지점 한 켠에는 로봇도 등장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공지능 서비스가 지점 인력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 기술 수준으론 먼 미래의 이야기란 지적도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1년반…투자도 수익도 저조

    금융권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는 로보어드바이저다.

    금융당국 지원 아래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기대치에 비해 성적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민병두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8개 자산운용사가 운용 중인 24개 로보어드바이저 공모펀드 가운데 12개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다.

    즉, 투자 원금을 까먹고 있다는 것이다.

    고객들도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투자 신뢰를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로보어드바이저 랩어카운트는 30개나 출시됐지만 가입자는 115명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권 로보어드바이저의 활용도는 제한적이다.

    은행권에선 신한, 우리, NH농협은행 등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은행에선 로보어드바이저가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 고객이 이를 선택해 일괄 매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는 부유층 이하의 고객이 대상”이라며 “고액자산가를 위해선 심층적이고 포괄적인 투자자문 서비스를 해야 하지만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해외에선 로보어드바이저의 분석력과 전문 인력이 일정 부분 개입하는 ‘하이브리드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다.

    모든 투자 영역을 로봇에게 맡기지 않고 사람의 직관 능력과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가 복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상담원 대체요원 챗봇, 로봇 페퍼도 엉뚱한 대답만

    은행권이 또 주목하고 있는 것이 바로 챗봇이다. 챗봇은 ‘수다를 떨다’라는 뜻의 채터(chatter)와 로봇(robot)의 합성어다.

    은행권이 챗봇을 주목하는 이유는 고객 상담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KEB하나은행의 ‘핀고’, 우리은행 ‘위비봇’ 등 서비스가 제공 중이며 각 은행에서 심혈을 기울여 개발에 참여했다.

    하지만 챗봇은 아직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상담 내용이 불완전한 상태다. 언어를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해 질문을 못 알아듣거나 답변 내용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엉뚱한 답을 내놓기 일쑤다.

    이달부터 우리은행 영업점에 배치된 로봇 ‘페퍼’도 마찬가지다. 이제 막 국내에 상륙했지만 창구 안내, 금융상품 추천 등 일반적으로 모바일뱅킹 서비스에서도 확인 가능한 업무를 수행하는 정도다.

    인공지능 서비스가 유아적 행위에 머무르고 있는 이유는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습득하는 머신러닝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로는 인간이 직접 질문과 이에 대한 적정한 대답 값을 설정해 입력해 두는 정도다. 따라서 고객이 보다 심층적인 금융서비스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 기계는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다.

    로봇 페퍼 관리를 맡은 LG CNS 관계자는 “아직 고객이 원하는 만큼의 답변을 내놓을 만큼 인공지능 개발이 이뤄진 상태는 아니다”라며 “기대 만큼의 수준을 이끌기 위해서는 각 사마다 머신러닝은 물론 딥러닝 개발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공지능 개발을 담당할 이공계열 신입직원들이 이제 막 금융권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이들의 열정과 땀으로 결실이 맺을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