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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고령화가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등을 제조·유지관리하는 승강기 시장에까지 변화의 바람을 몰아오고 있다. B2B(기업간 거래) 중심에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로의 방향 전환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승강기 시장 규모는 8월 현재 신규 제조·수입, 설치, 유지관리 등을 포함해 약 3조5000억원 수준으로, 이중 대부분이 대형 건설사들과의 계약을 통해 이뤄졌다. 이런 이유로 승강기는 그동안 B2C라기 보다는 B2B 성격이 짙은 제품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런 기조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인구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678만명으로, 14살 이하 유소년 인구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2025년이면 노인 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서고, 2045년엔 18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아파트 등 고층건물뿐 아니라 상가나 빌라 등 저층건물에도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한 승강기 설치가 늘고 있다. 승강기 업체들의 주요 타깃도 대형 건설사에서 개인 건물주로 조금씩 옮겨오는 양상이다.

     

    '홈 엘리베이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홈 엘리베이터'는 2~3명 정도가 탑승하고 3층 이하 주택에 설치하는 개인용 소형 엘리베이터다. 현재 노령화 사회가 고착화된 일본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다.

     

    오티스엘리베이터는 일본에서 '홈 엘리베이터'를 들여와 국내에 판매했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달 초 선보인 '네오(NEO)'도 중저층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승강기 업계 관계자는 "고령화가 승강기 시장의 판도를 바꾼 것까지는 아니지만, 5층 이하 저층빌딩의 승강기 설치 증가에 영향을 끼친 건 사실"이라며 "이와 함께 '승강기 설치=고급 건물'이라는 인식이 있어 저층 빌딩 건물주와 세입자들이 승강기 설치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