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양측은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기로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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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사드 갈등이 해소 국면에 접어들면서 반한 감정으로 차질을 빚던 롯데그룹의 중국 사업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정부는 31일 오전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한중 간 협의 결과 발표에서 "양측은 한중간 교류협력 강화가 양측의 공동 이익에 부합된다는데 공감하고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군사당국 간 채널을 통해 사드 문제와 관련해 소통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피해가 컸던 한국 기업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날 양국이 사드 문제를 별도로 대응하고 교류협력을 정상화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향후 사업 추진과 중국 매출 감소 부분에서 걱정을 한시름 놓게 됐다. 특히, 중국의 사드 보복 중심에 있던 롯데는 이번 합의에 환영의 뜻을 전했다. 

롯데 측은 "기업이 감당하기 힘든 손실과 피해를 입은 것이 사실이지만, 중국과의 우호적인 관계 개선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면서 "이번 협의로 롯데를 포함한 기업들의 활발한 활동이 재개되기를 기대한다. 정상화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는 지난달 롯데마트 매각 등 중국 시장 철수 결정을 내렸다. 롯데에 따르면 지난 달 기준 중국마트 총 99점 중 사드영향으로 영업정지된 곳은 74점, 임시휴업 중인 곳은 13점이다. 

이번 합의로 롯데의 중국 마트 매각 재검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지만, 롯데 측은 일축했다. 롯데 관계자는 "기존 롯데마트 매각 건은 이미 진전돼 온 사항으로 변동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선을 그었다. 

롯데마트의 3분기 매출은 1조945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0.9%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86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사업은 소폭 흑자를 냈지만,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 점포의 역신장 폭이 확대되며 1010억의 적자를 낸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의 해외 기존점 매출도 43.1% 대폭 줄었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92.3% 역신장하며 낙폭이 컸다.

롯데마트의 손실로 롯데쇼핑 전체의 영업이익도 반토막이 났다. 롯데쇼핑은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하락한 7조5780억원, 영업이익은 57.6% 감소한 745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롯데는 최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에서 새 활로를 모색 중에 있었다. 인도네시아 재계 2위인 살림그룹과 함께 '인도롯데'를 설립해 지난 10일 온라인쇼핑몰 '아이롯데'를 공식 오픈하고, 다음달 초에는 신동빈 회장이 직접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해 현지 진출한 롯데 유통매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신 회장은 지난 7월에는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롯데몰 하노이' 사업 계획을 점검하는 등 베트남에서도 사업 확장에 힘쓰고 있다. 

다만, 이러한 해외 사업 확대에도 한중 관계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롯데가 중국 현지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투자 사업에는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 계열사 7곳이 참여하는 롯데월드 선양의 경우 총 3조원을 투입했지만 지난해 11월 소방 점검 등의 이유로 건설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또한 1조원가량을 투자하는 청두 복합몰 사업도 중국 당국이 쇼핑몰, 시네마, 호텔 등 상업시설의 건설 공사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번 사드 관련 합의로 인해 공사 진행에 있어서도 향후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가 점쳐지고 있다. 

롯데가 중국에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은 8조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1994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중국 시장에 뛰어든 롯데는 현재 유통·화학·관광 등 현재 24개 계열사를 통해 중국에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현지에서 근무하는 직원도 2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