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은행 올해 중소기업 법인·SOHO 대출 실적 증대 뚜렷정부 가계대출 규제 따른 실적 악화 돌파구로 해법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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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를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돌파구 찾기에 분주하다. 대출 규제 강화로 향후 실적 악화가 불가피졌기 때문이다.은행들은 내년부터 중소기업 법인 대출 규모 확대는 물론 우량 자영업자 고객을 대폭 늘려 실적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6일 시중은행들의 올해 3분기 중소기업 대출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보다 뚜렷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내년 줄어들 수 있는 가계대출 공백을 메우고자 우량 중소기업과 자영업자(SOHO)를 장기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작업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먼저, 은행별로 살펴보면 올해 중소기업 대출 집행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국민은행이었다. 87조9000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경쟁 은행들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올해 3분기 호실적은 더욱 두드러졌다. 작년 한 해동안 집행한 대출금액보다 9.1% 증가한 수치를 기록하는 등 규모를 대폭 늘렸다.눈에 띄는 부분은 올해 중소기업 대출 실적에서 자영업자(SOHO) 비중이 유독 컸다는 점이다.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자영업자와 중기 법인으로 집행된 대출을 모두 포함하는데, 국민은행의 경우 순수 법인보다 SOHO 고객 유치에 힘쓴 것으로 풀이된다.국민은행의 지난 3분기 중소기업 대출 잔액(87조9000억원)에서 자영업자 대출 비중은 약 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같은 현상은 국민은행 뿐만이 아니었다. KEB하나은행 역시 SOHO가 중기 대출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KEB하나은행은 올해 71조9990억원의 중기 대출을 실행하며 전년 대비 8.4%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부분을 자영업자(37조4540억원) 대출이 차지하고 있었다.반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SOHO보다 중기대출 비중이 소폭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신한은행(77조8800억원)은 51.42%, 우리은행(74조9740억원)은 52.17%로 자영업자보다 중소기업 법인 영업에 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이처럼 올해 은행권 중기 대출 성장세가 두드러지자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내년도 성장 전략에 쏠리고 있다.최근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도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인한 은행 실적 악화 가능성을 제기하며 2018년 성장 전략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이에 은행들은 리스크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우량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고객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국민은행은 내년도 심사역량을 더 강화해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중소기업에 대출을 집행하고, 자영업자는 물론 가계부채 종합대책 이후 건전성이 강화된 가계대출 위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KEB하나은행 역시 향후 2~3년간 중소기업·자영업자·가계대출 중심으로 성장세를 키워나갈 예정이다.
특히, 소호 대출은 담보 비율을 약 75~80% 이상으로 설정해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은행권 관계자는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들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내년에는 중소기업, 자영업자 대출을 늘리고자 한 판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라며 "자칫하면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결국 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한 실적 성장을 달성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