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B·한투·삼성證, 나란히 올해 호실적·사장 임기만료지주·그룹 인사 기조가 결정적 연임 키…힘 못쓰는 낙관론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NH투자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 등 이른바 업계 BIG4 증권사들이 연말을 맞아 CEO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모두 전년대비 눈에 띄는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임을 낙관할 수 없는 미묘한 상황을 맞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BIG4 증권사들의 대표이사가 나란히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 임기만료를 앞두며 연임 기로에 놓여있다.


    4개 증권사 모두 초대형IB를 준비해온 한편 실적면에서도 충분히 합격적을 받은 만큼 표면적으로 이들의 연임에는 의심과 반박 여지가 없다.


    반면 이들 증권사 모두 계열사 신분으로서 지주 또는 그룹의 인사방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변수로 꼽힌다.


    우선 NH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김원규 사장의 경우 올해 3분기까지 지난해 같은기간(1990억원)에 비해 41.8% 상승한 2821억원을 벌어들였다.


    1985년 LG투자증권에 사원으로 입사해 우리투자증권 사장까지 지냈고, 통합 NH투자증권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김 사장에 대해 업계 평가는 우호적이다.


    반면 NH투자증권과 NH농협금융지주는 대체로 김 사장의 임기를 내년 3월까지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올 하반기 들어 김 사장이 이미 NH투자증권에서도 한차례 연임에 성공한 만큼 이제는 농협출신 인사에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올해 정권교체 이슈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에서 김 사장은 초대형IB 준비 등 회사의 현안과 과제를 남은 임기까지 진행하면서 지주의 판단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김 사장의 향후 거취는 NH농협금융지주가 이번주 부터 진행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통한 은행·생명·손보·캐피탈 CEO 선임과정을 통해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지주의 완전자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임추위는 내년 2월 경 별도로 진행한다.


    윤경은·전병조 두 각자대표의 임기가 올해 말로 종료되는 KB증권도 향후 CEO 윤곽을 장담할 수 없다.


    KB증권의 3분기 누적실적은 13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21억 대비 83% 급등했다.


    사실상 통합출범 원년을 맞아 숨가쁘게 달려오며 초대형IB에 어울리는 실적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두 각자대표가 올해 말까지 임기를 마치고 내년에도 투톱체제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안팎 모두 회의적인 전망을 보이고 있다.


    현재 KB금융은 윤종규 회장 2기 체제 공식 출범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계열사 CEO 선임을 위한 후보 선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장직과 은행장직이 약 3년만에 분리된 KB금융은 윤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사들이 계열사 CEO로 거론되고 있다.


    지주(회장)와 각 계열사 CEO간의 원활한 소통을 우선순위로 둘 경우 정통 KB맨이 KB증권을 이끌 가능성이 거론된다.


    올해 유상호 사장의 10연임 성공 이후에도 눈부신 실적을 거둔 한국투자증권도 유 사장의 내년 11연임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다.


    내년 2월 임기만료를 앞둔 유 사장은 올해 3분기까지 4023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27% 급등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증자 이후 초대형IB를 준비한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인가를 취득하며 내년에 더 큰 도약을 위한 날개를 달며 이미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안팎의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면 그동안 증권업계가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사업을 주도적으로 시작하게 된다는 점, 여기에 카카오뱅크 돌풍에 따른 은행계 지주사로서도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부적인 결속을 위해서는 유 사장에게 힘을 지속적으로 실어줄 필요가 있지만 10연임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인사 적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한 점도 큰 고민이다.


    지난해 금융권 최장수 CEO 타이틀 획득 역시 치열한 내부 경쟁을 극복한 결과물이었다.


    또 내부적으로도 유 사장의 전례와 같이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임원들이 등장하고 이들 역시 여전히 사내에서 건재한 만큼 내년 연임 결정에서도 고민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룹의 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진행 중인 삼성증권은 여전히 윤용암 사장의 거취를 예단할 수 없다.


    지난 2014년 12월 취임해 내년 1월 임기만료를 앞둔 윤용암 사장은 그동안 자산관리 명가재건, IB부문 강화에 큰 공을 세웠다.


    올해 3분기까지 2099억원을 벌어들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 1488억원에 비해 41% 뛴 실적을 보였다는 점도 인정을 받는 부분이다.


    변수는 그룹 내 세대교체 바람이 어디까지 불어 오는지 여부다.


    삼성전자 인사와 마찬가지로 50대 인물을 대거 CEO로 교체할 경우 61세의 윤용암 사장은 이같은 기조에서 불리한 입장이다.


    그러나 임원 승진이 제조업보다 느린 금융권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최근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계열사간 이동이 눈에 띄었던 인사스타일과 달리 금융계열사 CEO는 업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기 시작하면서 인사에 대한 그룹의 의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