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현·김재식·한찬건, 연임가능성 '솔솔'조기행 실적불안·최치훈 그룹인사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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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임기만료를 앞둔 대형건설사 CEO들. (좌로부터)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이상 임기만료일 순. ⓒ뉴데일리경제 DB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대형건설사 CEO 가운데 절반이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이나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과 같이 영업성적과 재무성과를 달성한 CEO들의 경우 연임 가능성이 높게 관측되고 있다. 반면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조기행 SK건설 부회장 등은 경영실적 또는 그룹 내 입지 변화 등으로 연임 여부 예상이 쉽지 않은 만큼 업계에서도 관심을 두고 있다.
30일 전자공시시스템 분석 결과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3월13일) △조기행 SK건설 부회장(3월20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3월21일)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3월27일)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9월1일) 5개사 CEO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정수현 사장·김재식 사장·한찬건 사장 등은 유임이 유력해 보인다.
2011년 6월부터 현대건설을 지휘한 정 사장은 앞서 2015년 한 차례 연임을 통해 6년 6개월째 사장직을 수행 중이다. 이는 10대 건설사 CEO 중 최장 기간이다.
일단 실적만 두고 보면 연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재임기간 동안 단 한 차례의 마이너스(-) 성장 없이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15년 업계 최초로 1조원대에 진입했으며 올해도 3분기까지 7914억원을 기록, 3년 연속 '1조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다. 3분기 별도 기준 유동비율 181%, 부채비율 114%, 차입금의존도 21.4% 등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들이 모두 10개사 평균(125%, 121%, 25.9%)보다 건전하다.
무엇보다 사상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시공권을 수주하면서 현대건설의 저력을 확인시켰다. 이를 포함한 3분기 수주잔액은 42조원으로, 10개사 중 최대 수주고다.
일각에서는 대형사 CEO 중 고령(1952년생)에 속한다는 점에 연임 가능성을 낮게 보기도 하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의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립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더 실리고 있다.
김재식 사장도 우수한 경영성과로 지난해에 이어 한 번 더 연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산업개발 매출과 영업이익이 3년 연속 동반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인 5172억원을 기록했다.
10개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13.1%, 건설부문 기준)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재무구조는 이미 정평이 나있다. 유동비율은 206%로 10개사 중 가장 높고, 부채비율도 83.7%로 삼성물산(75.9%)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이 같은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현대산업개발에서 4년 이상 대표이사를 수행한 전례가 없다보니 새 인물 발탁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한다.
한찬건 사장도 유임 쪽에 무게가 실린다.
취임 첫 해인 지난해 해외플랜트 사업장에서의 손실로 18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포스코엔지니어링과의 흡수합병을 안착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2096억원으로, 2015년 연간 영업이익 2451억원에 다다른 만큼 지난해 어닝쇼크 이전의 실적으로의 복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앞서 선임 당시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 근무 시절 글로벌 영업 부문에서의 성과를 인정받아 발탁된 만큼 올해 경영정상화를 발판삼아 본격적인 해외영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조기행 부회장의 경우 연임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단독 대표체제 출범 첫 해 영업성적이 부진하다는 부정적 의견과 재무정상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고루 나오고 있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말 실시된 SK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대형사 가운데 오너경영인을 제외하면 부회장을 달고 있는 사람이 없던 터라 뜻밖의 승진으로 여겨졌다. 게다가 나이도 아직 50대 후반으로, 대형사 CEO 중 젊은 편에 속한다.
SK건설이 2013년 490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부회장 승진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올 들어 3분기까지 매출(4조5715억원)과 영업이익(1396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2.6%, 27.3% 감소하면서 부진한 실적에 입지가 불안정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재무구조 개선과 먹거리 확보에서 성과가 난 만큼 유임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3분기 SK건설의 유동비율(116%)과 부채비율(268%), 차입금의존도(51.6%) 등은 각각 +1.12%p, -11.5%p, -18.6%p 등 지난해보다 개선됐다. 또 수주잔액(22조원)과 보유용지(441억원)도 1년 전에 비해 12.2%, 77.6% 늘어났다.
최치훈 사장의 경우 2015년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리스크 관리 능력과 경영 능력 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중심인 전자 관련 계열사들이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 인사를 실시하면서 일선 후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 사장은 1957년생으로 만 60세가 넘었다.
특히나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서울 강동구 소재 삼성엔지니어링 본사로 이전할 계획이 밝혀지면서 양사의 합병 가능성과 그에 따른 뉴페이스의 등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최 사장의 경영능력이 건설부터 금융까지 계열사를 가리지 않고 발휘한다는 평가를 한다. 그러면서 지난해 삼성전자가 인수한 전장기업 하만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룹의 차세대 먹거리를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지난 8월 전임 박창민 사장의 사임으로 공석을 메우게 된 송문선 대우건설 부사장(사장 직무대행)의 경우 임기가 2020년 3월까지 보장돼 있는데다 현재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대림산업도 지난 8월 김한기 전 사장의 갑작스런 사임 이후 이해욱 부회장·김재율 사장·강영국 부사장의 각자 대표체제로 새 판을 짠 만큼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임병용 GS건설 사장도 임기가 1년 4개월가량 남아있는데다 취임 이후 14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교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임명된 성상록 현대엔지니어링 사장과 하석주 롯데건설 부사장 역시 임기가 2020년, 2019년까지이고, 굳이 교체할 명분이 없는 만큼 연말 인사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