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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만료를 약 3개월 앞둔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이 자신의 거취를 NH농협금융지주에 맡기고 남은 임기를 끝까지 소화한다.
NH투자증권에서 3년, 우리투자증권까지 포함하면 총 5년간 CEO를 지낸 김원규 사장의 재선임과 교체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지주 및 내부에서는 부사장급 인물들이 승진 가능성이 거론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임박함에 따라 NH투자증권 CEO 행보 역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농협금융지주는 계열사 사장단의 대대적 인사를 앞두고 있다.
농협금융은 지난달 말 부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통해 은행·생명·손보·캐피탈 CEO 선임을 논의했고, 빠르면 오늘, 늦어도 이번주 내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지주의 완전자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임추위는 내년 2월 경 별도로 진행하지만 타 계열사 CEO 선임과정을 통해 지주의 인사 방향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 12월 31일자로 취임해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어온 김원규 사장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김 사장은 본인의 거취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지 않았다.
회사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김 사장은 연임도전 또는 퇴임을 본인이 결정하지 않았으며, 전적으로 지주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며 "정해진 임기까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결국 내년 3월 1일 임기만료일을 맞는 김 사장은 2월 중 열리는 NH투자증권에 대한 지주의 임추위 결과에 따라 2연임 성패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김 사장은 통합출범한 NH투자증권의 초대 CEO로 임명돼 3년동안(우리투자증권 포함시 5년) 성공적으로 회사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사장은 이미 한차례 연임에 성공했으며,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실적을 견인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김 사장이 한차례 연임에 성공한 만큼 이제는 내부 승진을 통해 인재를 키워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협금융이 내부 반발을 우려해 지주 또는 은행에서 인사를 내려보내는 당초 방안을 접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관점에서 이번 사장 인사에서는 부사장급의 승진 인사에 무게가 쏠린다.
현재 NH투자증권의 부사장은 정영채 IB사업부 대표와 김광훈 경영지원총괄임원 2명으로 이들 모두 차기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중 정영채 부사장이 한발 앞선 것으로 알려진다.
정 부사장은 과거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서도 IB업무 대표를 맡아 회사의 주력인 IB부문을 성장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된다.
NH투자증권은 올해 호실적의 절대적 요인이 IB부문이었고, 이를 이끈 정 부사장은 이미 김 사장 다음으로 회사 내에서 막강한 권한을 잡고 있는 만큼 회사 내부에서는 사장 승진이 가장 유력한 인물로 꼽힌다.
또 1964년생으로 세대교체 바람을 자연스럽게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만 통합출범 이후 비 농협 인사인 김 사장이 회사를 맡아왔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업무의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농협금융의 캐시카우인 NH투자증권의 통합출범 초대 사장을 우리투자증권 출신이 맡아온 만큼 농협출신에 대한 선호도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경영지원총괄을 맡고 있는 김 부사장도 여전히 유력한 차기 CEO로 꼽힌다.
김 부사장은 NH농협은행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과 농협금융 기획조정부장을 지낸 농협출신 인물이다.
농협금융은 지난 2016년 2월 정 부사장에 NH투자증권의 경영지원 부문을 맡기며 증권업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왔다.
다만 1960년인 김 사장보다 오히려 3살 더 많다는 점, 약 22개월 동안 NH투자증권에 발을 들였지만 증권 전문가에 대해 농협금융이 여전히 갈증을 갖고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이처럼 김 사장과 두 부사장의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농협금융은 실적·정치적 지형변화·내부 인력 순환 등 여러가지 이슈를 반영한 인사를 내년 초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