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팅어, 출시 6개월 지난 시점에 판매량 반토막기아차 "개인사유 때문에 그만둔 것"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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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자동차의 야심작 스팅어가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출시 직후 1300대까지 치솟았던 판매량은 어느새 반토막이 났다. 제네시스 G70 출시로 간섭효과가 생기면서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이 탓에 스팅어 판매를 지휘했던 마케팅수장은 최근 문책성 경질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 G70 출시 이후 스팅어의 판매 부진이 심화되면서 기아차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월간 판매량 1000대를 목표로 잡았지만 6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판매목표를 채운 기간은 2개월 뿐이다. 출시 직후 반짝 특수를 누렸던 신차 효과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기아차는 지난 5월 23일 국내 최초의 고성능 스포츠세단을 표방하며 스팅어를 출시했다. 최상위 3.3 모델의 제로백(시속 100㎞에 도달시간)이 4.9초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독일 중형 세단을 경쟁모델로 삼았다.

    출시 직후 분위기는 무난했다. 6월 판매량이 1322대까지 치솟으며, BMW 3시리즈 등 경쟁모델의 수요를 가져오는 듯 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제네시스 G70 출시된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판매량은 뚝 떨어졌다.

    스팅어의 7월 판매량은 1000대를 근근이 넘었으며 8월 들어 본격적인 감소세가 시작됐다. 이후 판매량은 700대 수준에 머물렀고 급기야 지난달은 711대까지 감소했다.

    스팅어의 이같은 판매 부진은 동급 차량인 제네시스 G70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G70의 간섭효과로 고객들이 분산되면서 스팅어가 밀렸다는 얘기다. 여기에 신차 효과까지 사라지며 준중형도 준대형도 아닌 어중간한 포지션은 소비자를 고민하게 만드는 약점이 됐다.

    지난 9월 20일 출시된 제네시스 G70은 지금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0월 판매량은 958대를 기록했고, 11월 판매량은 1591대까지 솟구쳤다.

    업계에서는 출시 초반 스팅어에 관심을 가졌던 고객 상당수가 제네시스 G70으로 넘어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실 두 차량은 출시 전부터 비슷한 콘셉트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따라서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고, 스팅어를 향한 기아차의 고민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G70과 기아차 스팅어는 타깃 고객층이 완전 다르다"며 "스팅어 고객이 제네시스 G70을 선택했다는 건 조금 과장된 표현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초 스팅어 판매목표를 월 1000대로 잡은 것은 스포츠세단 시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지금 내부에서는 이정도 판매량은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기아차는 스팅어의 부진으로 문책성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에는 그간 스팅어의 마케팅을 이끌었던 서 모 이사도 포함됐다. 회사 관계자는 "문책성 인사가 전혀 아니다"며 "개인사가 있어 그만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