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한앤컴퍼니, 시멘트업 진입 5년 넘어 엑시트 구상할 때"몇몇 업체 인수 의향 표시, 수도권 일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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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양회
쌍용양회가 일부 레미콘 사업장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의 엑시트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는 일부 레미콘 사업장 가운데 저수익, 경쟁 심화 지역을 중심으로 매각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현재 쌍용양회 내부에서는 구체적인 사업장 매각 지역과 규모 등에 대해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이미 몇몇 업체들이 사업장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쌍용양회가 여전히 좋은 실적 흐름을 갖고 있음에도 레미콘 사업장을 매각하려는 것은 한앤컴퍼니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쌍용레미콘은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액 3007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1% 상승했다. 영업이익 역시 277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3% 올랐다. 같은 기간 출하량은 402만㎥로 전년 대비 9% 가량 늘었다.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는 인수 업체의 가치를 극대화한 뒤 높은 가격에 되팔아 이득을 얻는 방식을 취할 것이 분명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더욱이 한앤컴퍼니의 엑시트(인수 업체를 공개적으로 되팔아 자금을 확보하는 것)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가 엑시트를 구상할 때가 됐다. 벌써 시멘트업에 발을 들인지 5년이 넘었다"며 "이제 이자율도 상승되기 때문에 충격에 대비하려면 현금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레미콘 경쟁력도 없는데 시장이 좋을 때 팔자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쌍용양회가 보유하고 있는 레미콘 사업장은 전국 28곳이다. 레미콘사들의 경쟁이 심한 곳은 수도권과 충청 지역이다. 그 외 지역의 경우 매각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 심화 지역은 수도권과 충청권 일대 정도로 볼 수 있다. 경쟁이 심한 곳은 박리다매를 하기 때문에 큰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라며 "일례로 군산 지역에는 공장이 11곳이 밀집해 있는데 해당 지역이 매물로 나와도 매각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쌍용양회 사업장 중 매각 작업을 진행할 때 실질적으로 타 업체들이 관심을 둘 만한 곳은 수도권 등이다"라고 전했다.
쌍용양회가 사업장을 매각할 경우 한일시멘트 영등포 레미콘 공장 사례와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일시멘트는 올초 영등포 레미콘 공장을 철거하고, 인근의 부천공장 설비 개선 등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업계에서 유일하게 출하량 감소세를 보였다. 한일시멘트의 올해 출하량은 1분기 7%, 2분기 4.9%, 3분기 5.9%씩 전년 대비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