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 저해 우려…중장기적 관리 필요성 강조"물가와 경기지표 등 뒷받침 돼야 추가 인상 가능"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일 시무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만큼 이럴 때 일수록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어 "2015년부터 2년간 가계부채 증가율이 10% 가까이 증가했다"며 "가계부채 경고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켜졌고, 당장 문제가 없어도 경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이 올해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은 정부의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안정화 노력에 기인한다. 

하지만 부채의 총량수준이 높은 데다 증가속도가 소득보다 여전히 빠르기 때문에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금융안정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주열 총재는 "국내외 금융불안 요인,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함으로써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부채증가율을 소득증가율 이내로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1.50%로 전격 상향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내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좋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해에는 격변의 해였다. 기준금리 인상 자체는 목적이 아닌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 정상화를 버튼을 누른 것"이라며 "금융통화위원들은 물가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은 물가와 경기지표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며 "퇴임과는 무관하게 올해 성장과 물가의 흐름,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 기조로 방향성은 틀었지만,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가면서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게 한국은행의 일관된 입장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펼친 여러가지 정책 중 주요 성과로는 캐나다 및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연장을 꼽았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해 기준금리뿐만 아니라 통화스와프도 굉장히 신경을 썼다"며 "캐나다와 통화스와프 목적은 금융안정, 중국과의 목적은 금융안정과 무역결제 지원이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금융안정용으로 사용하면 안 되겠지만, 확률을 떠나서 이러한 장치가 있고 없고 차이는 크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중국과는 정치외교적 문제가 가세해 관심이 집중됐지만 통화스와프 연장에는 전혀 문제없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