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원가·인력관리로 수익성 극대화 도모LCC, 항공기 26대 신규 도입… "공급 늘려 '파이'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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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 제2터미널 내 자동수하물위탁 카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국내 항공사들이 무술년 새해에도 지난해 실적을 넘어서는 성장을 이루기 위해 영업 강화와 투자 확대에 나선다. 항공업계는 올해 항공유 가격과 금리 오름세 등 원가 상승 요인이 있지만, 국내외 경제가 회복되면서 여객과 항공화물 수요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항공사(FSC)들은 철저히 수익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짰고,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빠른 성장을 이루기 위한 공격적 투자계획을 확정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경영목표를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을 통한 안정적 성장기반 강화'로 잡았다. '항공업계 1위'라는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철저한 원가·인력 관리로 수익성을 추구하며 내실을 다지겠다는 취지다.
대한항공은 오는 18일 인천공항 2터미널로 이전 및 미국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승인이 올해 실적 개선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항공동맹 스카이팀 전용인 인천공항 2터미널이 문을 열면 대한항공은 프리미엄 라운지 운영 등으로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승객을 유인할 계획이다. 특히 환승 편의시설이 대폭 강화된 2터미널 개항으로 미주와 연계된 아시아 환승 노선의 여객이 증가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델타항공 JV는 지난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고 현재 우리 정부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 등 관문이 남아있지만, 조건부 승인 형태로 인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와 국토교통부 안팎의 관측이다.
양사의 JV가 출범하면 미주 내 290여개 도시와 아시아 내 80여개 도시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한국을 경유하는 환승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새 비행기도 18대 추가 도입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캐나다 봄다이어사가 제작한 친환경기 CS300 총 10대를 순차적으로 들여온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차세대 항공기 B787-9 4대와 B777-300ER 4대 등도 신규 도입한다.
이와 함께 기존 B747-400, B747-400F 등 노후 기종은 지속적으로 처분해 기령(항공기 나이)을 낮춰 안전을 강화하고 고객에게 쾌적한 기내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올해 영업경쟁력 강화를 가장 중요한 전략 방향으로 설정했다.
김수천 아시아나 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중장기 전략방향으로 '영업경쟁력 강화'를 꼽으면서 "장거리 노선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CC가 넘볼 수 없는 장거리 노선에 집중 투자해 흑자 노선으로 꼽히는 유럽·미주 등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단거리 수요는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으로 분담시킨다.
이를 위해 아시아나는 올해 4월 베네치아, 8월 바르셀로나에 신규 취항하며 유럽 노선을 7개로 확장한다. 4월 말에는 미국 시카고 노선을 증편하고 유나이티드항공, 사우스웨스트 등 주요 미주 항공사와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 미주 시장 판매 저변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아시아나는 올해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A350 2대를 추가로 도입한다.
항공화물 영역에서도 성장하는 베트남 시장을 거점으로 육성하고 인도·중남미 등 신흥시장 개척에 나선다.
인천공항 2터미널 개장에 따라 기존 1터미널 서편에 있던 카운터 위치를 동편으로 이전하면서 자동화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고객 서비스 개선에도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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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CC 여객기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LCC들은 올해도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기 위한 투자에 집중한다. '규모의 경제'를 위한 항공기 도입 경쟁이 최대 화두다.
올해 국내 8개 LCC가 새로 들여올 여객기만 26대에 달할 정도로,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진다. LCC 맏형 격인 제주항공의 항공기가 총 31대인 것을 고려하면 대형 LCC 하나가 새로 생기는 것과 맞먹는 규모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5대에 이어 올해도 신조기 3대를 포함해 총 8대의 항공기를 도입한다. 제주항공 기단은 올 연말이면 39대로 늘어나게 된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탑승객 1000만명 시대를 연 제주항공은 올해도 공격적 경영으로 이 기록을 무난히 깨뜨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항공기 출발·도착 등 운항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동보공항서비스를 인수해 인천, 김포, 김해 등 주요 공항에서 지상조업을 직접 수행한다.
현재 지상조업을 직접 하는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FSC뿐인데, LCC 최초로 지상조업까지 자체 수행하며 사세를 확장한다.
제주항공에 이어 지난해 말 LCC 두 번째로 코스피 상장을 마친 진에어도 올해 공세적 경영으로 본격적인 성장을 꾀한다.
진에어는 올해 주력인 B737-800 3~4대를 새로 들여오고, 중대형 항공기 B777-200ER 1대를 신규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 말이면 현재 25대인 진에어 기단은 최대 30대까지 확대된다.
창립 10주년을 맞은 진에어는 올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면서 제2도약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항공기 6대를 추가로 도입한다. 내년에는 보잉 차세대 기종 B737 MAX 8을 도입한다.
티웨이는 지난해 말 2010년 도입한 1호기를 반납하고, B737-800 새 비행기를 들여와 기단 평균 연령을 국내 LCC 중 가장 낮은 9.1년으로 낮췄다.
에어서울도 지난해 항공기 3대를 도입해 일본 도쿄·오사카, 미국 괌, 홍콩, 필리핀 보라카이(칼리보) 등으로 노선을 넓힌 데 이어 올 하반기 항공기 1대를 추가 도입한다.
아울러 태국 등 중거리 노선 확대를 위해 새로운 항공기 도입도 검토한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항공기 3대, 에어부산은 2~3대를 각각 추가로 도입해 기단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 LCC 관계자는 "항공기 도입으로 좌석 공급이 증가하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측면이 있다"며 "가격경쟁력이 있는 LCC들이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앞으로도 공격적인 항공기 도입에 나설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