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유지 읍소-최저임금 감독 압박에 임대료 뜬금포 '인건비 상승-물가 인상-고용 불안' 도미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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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기업들이 일시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정착되면 일자리 뿐만 아니라 경제 활성화까지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진통은 거쳐야할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동시에 '최저임금 인상을 재고해 달라'는 쏟아지는 여론에 반대의 뜻을 분명하게 전달했다.하지만 시장의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당장 일용직·아르바이트부터 시작해 중소기업까지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고 정부가 3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지원금도 한시적 지원책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인건비 상승이 결국 물가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뒤따르고 있다.◇ 정부 지원금 외면, 고용 감소할 판정부는 지난해 7월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16.4% 인상을 결정한 뒤 지원대책을 내놨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소상공인 영세중소기업에게 3조원의 지원금을 주기로 했다.최저임금 확대로 필요한 재원은 16조인데 반해 정부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또 국민 세금으로 민간업체 근로자들의 급여를 보충한다는 점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문제는 이러한 정책이 시장으로부터 외면받는다는데 있다.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일용직·아르바이트 직원을 모두 4대보험에 가입시켜야해 사업자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직원 10명 규모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직원들 중 5명은 파트타임인데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인원을 줄여야 하나 걱정"이라고 말했다.A씨는 "파트타임 직원은 인근 거주하는 주부들로 남편의 회사로 의료보험에 가입돼 추가로 4대보험에 가입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현장에서 혼선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충격은 곧 완화될 것이란 시각이 높다.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2000년과 2007년에도 이번과 유사한 폭의 최저임금 인상이 있었다"면서 "3~6개월 정도 충격이 있다가 회복됐다. 이번엔 정부가 일자리 안정자금까지 마련해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올리곤 비싼 임대료 탓최저임금 인상안의 불똥은 뜬금없이 '임대료'로 튀었다.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상가 임대료 부담을 낮추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다.문 대통령은 이날 최저임금 대책으로 임대료 인하와 고용보험 부담 완화를 제시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정부는 임대료를 어떻게 인하할 지에 대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9%대인 임대료 상한률을 5%로 낮추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여당은 문 대통령의 발언 이후, 최저임금과 임대료 문제를 엮어 공정 과세 실현 태스크포스(TF)까지 발족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임대료 문제를 외면하고 최저임금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침소봉대"라고 말했다.하지만 시장가로 형성되는 임대료를 정부가 마음대로 내린다면 시장 원리가 훼손될 공산이 크다. 임대료의 경우 지역, 권역별 편차가 워낙 커 서울 도심 내에서도 공실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이에 일부 상업 상권내 임대료의 가파른 상승 등을 보고 전체 시장의 질서를 흐트리게 해서는 안된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섣부른 정책이 초래한 부작용을 근본적으로 치유하지 않고 시장과 경제주체를 협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