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뺏긴 '월풀' 밀어주기 분석, 내년 1월 'ITC' 최종 결정 관심 집중"생산량 극소수, 직간접 피해 미미…中 견제 위한 조치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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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뉴데일리DB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중국산 세탁기가 덤핑 논란에 휩싸였다. 덤핑이란 수출용 제품을 낮은가격으로 판매해 경쟁사에 피해를 입히는 행위를 말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최근 중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는 삼성·LG전자 세탁기에 52.51%, 32.31%의 반덤핑 예비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세탁기업체 월풀이 제기한 반덤핑 제소에 따른 판정이다. 

    반덤핑 예비관세 결정은 내달 1월 열리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판단을 거쳐 최종 결정되지만 관세 부과는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관세가 부과될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의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력은 큰 타격을 입게된다. 다만 두 회사의 미국 수출 세탁기 생산라인 대부분이 한국, 베트남, 태국 등으로 옮겨 직접적인 피해는 미미하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억울함을 소명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미국 세탁기 산업에도 피해를 끼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적극 해명할 계획"이라 말했다.

    월풀과 국내 전자업체와의 악연은 2011년부터 시작됐다. 월풀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한국산 세탁기에도 동일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당시에도 미 상무부는 반덤핑 관세 판정을 내렸지만 세계무역기구(WTO)가 WTO 협정을 들어 한국기업의 손을 들어주며 논란은 일단락됐다.

    월풀은 포기하지 않고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생산된 한국세탁기에 또다시 문제를 제기했다. 월풀은 과거와 동일하게 미 상무부에 진정을 냈고 미 상무부는 지난 7월 예비판정에서 삼성과 LG전자에 각각 111%, 49%의 반덤핑 예비관세를 매겼다. 상무부는 최근 진행된 최종판정에서는 중국 쑤저우에서 생산된 삼성전자 세탁기에 52.51%, 난징 LG-판다가 생산한 세탁기에 32.13% 반덤핑 예비관세를 부과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미 상무부의 결정이 삼성·LG전자에 밀려난 자국 기업 월풀을 돕고자 하는 보호무역주의가 발동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해 3분기까지 미국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던 월풀은 4분기 삼성전자에 1위 자리를 빼앗겼고, 드럼세탁기 시장에서도 9년째 LG전자에 밀려 선두 자리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아닌 중국 정부를 겨냥한 판단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산 비중이 적은 한국 기업보다는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TC의 최종판정까지 여지가 있지만, 관세 부과가 결정될 경우 덤핑 공방은 다른 품목에까지 확대될 수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심화된데 따른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