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대체 '차세대 플랫폼' 육성 정조준LG전자, '서빙-카트' 등 생활 맞춤… 오픈 이노베이션 강화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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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래먹거리로 로봇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로봇이 4차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방향은 미묘하게 다르다. 연구개발 조직을 거쳐 무선사업부(IM부문)에서 안착시킨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H&A사업본부와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 조직에서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플랫폼으로 로봇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면 LG전자는 '서빙-포터-카트' 등 생활로봇 적용에 집중하는 모습이다.16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시장은 2016년 915억달러(약 100조원)를 기록한 후 매년 두 자리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에는 1880억원달러(약 22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로봇은 용도에 따라 가정·공공서비스·산업용으로 나뉜다. 로봇청소기와 소셜로봇이 대표적인 가정용 로봇이라면 공항과 마트, 병원에서 만날 수 있는 로봇은 공공서비스용에 해당한다. 인간을 대신해 노동하는 로봇은 산업용으로 분류된다. 물체를 옮기고 나사를 조이는 로봇이 대표적이다.삼성전자는 그동안 연구조직에서 개발해온 로봇 기술을 사업부로 이관해 구체적인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 세트부문 통합연구소인 '삼성리서치' 내 별도 조직을 통해 로봇 플랫폼 선행 연구에 몰입하고 있다.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한 삼성전자는 본격적인 제품 상용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집중하는 로봇은 모빌리티를 강조한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과 같은 개인용 모바일 기기가 발전된 형태라는 뜻이다.인공지능 비서 '빅스비'와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이어줄 허브역할과 함께 자율주행차의 모빌리티 기능이 함께 담길 수 있다. 인공지능, IoT, 위치기반 등 핵심기술이 대부분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솔루션과 플랫폼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로봇관련 부서가 무선사업부에 배치된 것도 스마트폰을 대체할 차세대 디바이스로 판단했기 때문이다.반면 LG전자는 H&A사업본부가 로봇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당장은 로봇을 생활가전의 범주로 분류해 육성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활용적인 측면에서는 생활가전을 넘어서고 있다. 인천공항에 배치된 안내로봇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6월에는 CTO 직속 조직으로 '로봇 선행연구소'를 신설했다. 구체적인 제품 양산과 함께 미래형 제품을 함께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최근에는 국내 로봇개발업체 '로보티즈'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통주 90억원치를 취득했다. 로보티즈는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엑추에이터(동력구동장치)'와 센서모듈, 모듈관리 프로그램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업체다.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에스지로보틱스'와의 오픈 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다. LG전자는 로봇 포트폴리오를 총칭하는 브랜드 '클로이(CLOi)'를 론칭하는 등 로봇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한편 최근 폐막한 세계 최대 IT전시회 CES 2018에서도 다양한 로봇들이 전시됐다. 총 36개 업체가 '로봇관'에 참가해 로봇의 미래를 제시했다. 대부분이 가정과 공공서비스용 로봇에 해당했다. 소니의 엔터테인먼트 로봇 '아이보'와 LG전자의 스마트홈 로봇 '클로이', 대만 ITRI의 체스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로봇들은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해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로봇의 가능성과 미래상을 보여줬다.업계 한 관계자는 "로봇은 더이상 미래기술이라 아니라 우리 생활 주변에 가까이 와있다. 로봇 사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하느냐의 싸움만 남은 상태"라며 "중국과 미국의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로봇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결국은 대기업을 통해 시장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로봇 사업을 키우기 위한 투자와 협력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