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임상 결과 '주목'… 기업 가치 증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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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제약사들이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진행을 이어가면서 올해 R&D분야 투자를 더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관련 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등 상위제약사들이 R&D 비용을 늘리면서 영업이익은 상대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종근당의 경우 올해 R&D 비용이 1100~12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무려 16~26%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같은 R&D 비용의 증가는 올해 진행될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행에 따른 것이다. 상위제약사 상당수가 올해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를 차례로 도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올해 R&D부문에서 가장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역대 가장 많은 R&D 비용이 집행됐던 2015년 1872억원을 보다 더 많은 2000억원대의 비용을 올해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독자적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중인 'LAPS Triple Agonist'에 대해 올해 1분기 중 임상 1상에 착수한다.
LAPS Triple Agonist는 체내에서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과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인슐린 분비와 항염증 작용을 하는 'GIP'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바이오신약 후보 물질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등의 치료제로 개발 중이며 파킨슨병 치료제로서도 가능성을 보였다.
이어 희귀질환 영역 바이오 혁신신약인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 'LAPS GCGAnalog'는 올해 상반기, 단장증후군 치료제 'LAPS GLP-2 Analog'는 올해 중 임상 1상에 착수한다.
이와 함께 사노피와 공동개발 예정인 당뇨신약 'LAPS Insulin Combo'에 대해 올해 상반기 중 글로벌 1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종근당은 연구개발 인력 확충과 파이프라인의 해외 임상 진행으로 지난해 950억원이었던 R&D 비용이 올해 약 1100~12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종근당은 최근 4년(2013~2016년)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평균 15.3%에 이르며 과감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먹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CKD-506'은 지난해 4분기 임상 1상을 마치고 올해 상반기 임상 2상이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CKD-506은 다양한 염증성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히스톤디아세틸라제6(HDAC6)를 억제해 염증을 감소시키고 면역 조절 T 세포의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면역 항상성을 유지시키는 새로운 작용기전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다.
또 희귀질환인 헌팅턴 증후군 치료제 'CKD-504'는 지난해 미국 FDA에 임상 1상에 대한 승인신청서를 제출이 완료 돼 상반기 임상이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
두 파이프라인 모두 각각 유럽과 미국에서 임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수출도 기대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한미약품, 종근당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낮은 편이지만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과감한 바이오벤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 받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지난 2015년 오스코텍의자회사 제노스코 기술이전한 비소세포폐암치료제 'YH25448'로, 올해 상반기 임상 1상을 마무리 짓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임상 결과 기존 경쟁 약물 대비 약효와 부작용이 개선되고, 특히 뇌로 전이된 폐암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약사 파이프라인의 임상이 진행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수록 기업의 가치 증가로 이어진다"며 "올해는 상위제약사의 실적보다는 R&D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