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인건비, 임대료, 원자재료 동반 상승… 부담 커져" 주장외식업계, 무료 서비스 유료로 전환·서빙 서비스 축소·폐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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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은 기사와 무관. ⓒ뉴데일리DB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인건비 상승 압박을 견디지 못한 외식업계가 메뉴 가격을 인상하고 서비스를 축소하는 등 긴축운영에 나서고 있다.

외식업계는 인건비 뿐만 아니라 임대료와 원자재료 등이 동반 상승하면서 운영비 부담이 커져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방편이라는 입장이지만 그 부담을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이 16.4% 오른 7530원으로 조정되면서 외식업계가 늘어난 비용 부담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가격 인상 논란이 끊이지 않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그간 치킨을 주문하면 무료로 제공하던 콜라·사이다 등 음료를 가격에 반영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가맹점주들은 꾸준히 본사 측에 가격 인상을 요구해왔다. 이에 비비큐, 교촌치킨 등은 지난해 가격 인상을 발표했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이를 철회했다. 올해도 치킨 가격 인상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누가 먼저 총대를 맬 지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치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뿐만 아니라 임대료와 원재료비가 모두 올랐는데 제품 가격은 그대로"라며 "매출은 큰 변화가 없는데 운영비만 대폭 올라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어 "본사는 정부 눈치 보느라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어 가맹점주들만 힘들다"며 "가맹점주들이 직접 치킨을 배달하기도 하고
일부 가맹점들은 자체적으로 가격을 500~1000원씩 올린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외식 매장은 늘어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장 운영 시간을 단축하는가 하면 고육지책으로 아르바이트생 수를 줄이고 있다.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는 지난해부터 뷔페 식당인 '애슐리' 일부 매장에서 고객들이 사용한 접시 등을 직접 치우는 셀프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파크 관계자는 "애슐리 클래식 5~6개 매장에서만 테스트 삼아 진행했던 것"이라며 "다른 매장으로 확대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KFC는 매장 운영 시간을 한 시간 연장하고 매장 직원을 20% 늘리는 '역(逆)발상 전략'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KFC는 서울 청계천점과 동여의도점, 인천스퀘어원점 등을 포함해 전국 50여개 매장의 영업 종료 시각을 밤 10~11시에서 각각 한 시간 연장했다. 
KFC는 전국 208개 매장 가운데 4분의 1에서 시범 실시하고 나머지 매장의 운영 시간도 점차 늘려 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매니저와 아르바이트생 등 직원을 전년보다 20% 늘리기로 했다.

타 업체가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아르바이트생 등 직원 채용을 줄이는 것과는 대조되는 분위기지만 KFC는 지난해 말 치킨, 햄버거 등 24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5.9% 인상한 바 있다. 제품 가격을 인상한 대신 운영 시간과 매장 직원을 늘리는 방안을 선택한 셈이다. 

프랜차이즈나 대형 외식 업체뿐만 아니라 일부 유명 맛집들도 최저임금이 인상된 새해부터 메뉴 가격을 올리는 등 대응에 나섰다.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서울의 A음식점은 냉면 가격을 기존 1만1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18% 이상 올리는 등 전체적인 메뉴 가격을 조정했다. 

업체 측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여파로 메뉴 가격을 올렸다"는 입장이지만 인상 폭이 크고 그 부담을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고정 비용 상승으로 외식업계의 부담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이를 핑계로 과도하게 메뉴 가격을 올리고 서비스를 축소하면서 모든 부담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올해 외식업계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 도미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