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5만원대로 낮아져 개미 접근성 높여…주주 친화 정책증권가 "주가상승 이재용 부회장에 불리 감안한 파격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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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주식 액면분할 전격 결정은 증시 입장에서는 개인투자자 접근성 향상 효과를, 삼성 입장에서는 소유지배구조·후계 승계 작업이 종료됐거나 중단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일 오전 "이사회는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50:1의 주식 액면분할 시행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전일 종가(249만5000원)기준 국내 상장사 주식 중 가장 비싼 종목이다.


    이를 50 대 1의 비율로 액면분할 하면 산술적으로 주가는 50분의 1인 약 5만원으로 떨어지면서 주식 1주가 50주로 늘어난다.


    주가는 낮아지지만, 주식 수는 크게 불어나는 것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액면분할 요구가 많았다. 주당 가격이 너무 비싸 거래에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계획이 없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전격적인 액면분할 결의를 두고 증권가는 다양한 해석을 내고 있다.


    우선 이번 액면분할 결정에 대한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은 주주가치 제고 조치의 연장선상이다.


    그동안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이후 배당 확대로 주주 환원을 제고했던 삼성전자는 또 다른 방안으로 액면분할을 선택했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주당 가격이 고액이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이 힘들었다.


    반면 주당 가격이 현재의 50분의 1로 줄어들면 개인투자자들도 쉽게 거래를 할 수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가격이 낮춰지면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도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성 증가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기대감의 반영으로 전일 삼성전자 주가는 액면분할 결정 발표 후 한때 5% 가까이 오르는 등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올해부터 배당을 대폭 확대키로 했다는 점에서 액면분할을 해 주주가 늘어나면 그만큼 배당을 받는 주주도 많아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심 선고가 나흘 앞둔 상황에서 판결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은 후계 승계가 종료됐거나 또는 작업을 중단한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액면분할이 기업가치에 변화는 없지만 거래량을 늘리고 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이라며 "절세를 위해서는 주가가 오르지 않는 것이 좋지만 액면분할을 결정한 것은 이제 주가가 올라도 괜찮다는 판단을 내부적으로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액면분할 계획을 일축해왔던 삼성전자에 대해 업계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비용이 늘어나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바 있다.


    실제 시장에서는 이 부회장이 보유 중인 삼성SDS의 지분과 삼성전자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을 늘릴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이 경우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면 교환 비율이 불리해지고,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도 추가 지분 매입을 위해 비용을 더 들여야 한다.


    반면 이번 액면분할 결정은 이같은 우려를 모두 감안한 것으로 업계는 파격적인 선택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이 부회장의 구속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오너일가의 경영권 승계작업은 현재 멈춰진 상태다.


    한편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승인은 오는 3월 23일에 열릴 주주총회에서 결정되고, 안건이 주총을 통과할 경우 일정한 절차를 거쳐 5월경 액면분할이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