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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한국GM)이 또 철수설에 휩싸여 곤혹을 치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조기 시작된 올해 임단협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노조가 철수설을 앞세워 사측을 압박했던것 처럼 올해는 메리 바라 GM CEO가 노조를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7일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위한 상견례를 했다. 오늘(8일)은 경영현황에 대한 브리핑이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교섭이 시작된다.
지난해 임협(임금협상)은 해를 넘겨 올해 1월 마무리될 정도로 힘든 과정을 거쳤다. 이에 올해 임단협은 예전보다 일찍 시작하기로 합의하고 조기에 시작한 것이다. 교섭에 더 복잡한 단체협약이 포함돼 있어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6일(현지시각) 글로벌 GM의 실적 발표가 있으면서 메리 바라 CEO가 GM 인터내셔널 실적 및 재무상황에 대해 언급하게 됐다.
이 자리에서 메리 바라 CEO는 “독자 생존 가능한 사업을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외신은 GM이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철수하고, 태국과 러시아 등에서 생산 중단 또는 축소한 것에 이어 한국을 그 다음 후보로 지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실제로 한국지엠은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2014년~2016년까지 3년간 약 2조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도 약 6000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판매량이 전년 대비 12.2% 감소한 52만4000여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시 불거진 철수설을 놓고 메리 바라의 고도의 전략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노조가 철수설을 명목으로 국회와 산업은행 등을 통해 사측을 압박한 바 있다. 생산물량 확대에 이어 임금인상 및 성과급 지급, 다음으로는 미래발전 전략 등을 내세우면서 결국 주장했던 내용을 관철시켰다.
이번에는 반대로 메리 바라 GM CEO가 한국지엠의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한국지엠의 부진이 계속될 경우 강도높은 구조조정이나 철수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한 것이다.
즉, 현실적인 경영정상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우회적인 메시지로, 이번 임단협에서 노조가 다시 일방적이고 무리한 주장을 할 경우에는 극약 처방을 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이처럼 올해도 노사간 치열한 신경전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지엠이 철수설을 불식시키고 원만한 노사교섭으로 위기를 극복할 타개책을 찾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