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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축은행 사잇돌대출 공급 실적이 시중은행을 앞지르고 있다.
금융당국의 중금리 대출 활성화 정책 방향이 확고한데다 대출총량제에 묶인 저축은행들의 먹거리의 대안으로 정책금융상품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12일 하루동안 저축은행들의 사잇돌2대출 실행액은 31억원으로 시중은행 사잇돌대출 22억원보다 9억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에는 저축은행이 33억원, 시중은행이 22억원으로 10억원 많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잇돌대출은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 상품으로 해당 고객들이 많이 있는 저축은행에 대출 실행이 많은 것 같다"며 "최근 두달여간 저축은행의 일일 사잇돌대출 실행액이 시중은행보다 많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사잇돌대출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공급되는 정책금융상품으로 서울보증보험과 연계해 취급하는 중금리 대출 상품이다.
지난 2016년 7월 시중은행이 사잇돌대출을 출시한 이후 같은해 8월에 저축은행에서 사잇돌2대출을 내놨고, 지난해 6월부터는 상호금융에서도 공급하고 있다.
금리는 시중은행의 사잇돌대출의 경우 평균 연 7% 내외 수준이고, 저축은행의 사잇돌2대출은 15~18% 수준으로 금리가 더 높은데도 최근 들어 대출 실행 실적은 더 많은 셈이다.
더욱이 일부 대형 저축은행들이 10% 초중반 수준의 자체 중금리대출 상품을 내놓은 것을 감안하면 사잇돌대출 실적은 더 눈에 띌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저축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높은 대출 실행을 보이는 현상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 정책 방향에 발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포용적 금융' 등 4대 금융 혁신 방향에 따라 중금리 대출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사잇돌대출 대출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시장 활성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나 중소형사 할 것 없이 저축은행들이 골고루 사잇돌2대출을 취급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대형사가 취급실적이 많지 않겠냐"고 전했다.
또한 사잇돌대출과 같은 정책금융상품이 대출 먹거리를 찾고 있는 저축은행들에게 하나의 대안이 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금융당국이 대출총량제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전체 대출 증가분을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저축은행들은 일반 신용·담보대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은 상태기 때문이다.
이에 저축은행들이 대출총량제와는 별개로 관리되고 있는 정책금융상품으로 눈을 돌리면서 저축은행의 실적이 시중은행보다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시중은행은 정책금융상품임에도 대출 승인을 받기가 까다로운데다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사잇돌대출과 같이 수익성 낮은 정책금융상품의 취급하는데 힘을 쓰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상품 출시 초기에는 사잇돌대출 등을 꺼려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며 "저축은행의 경우 아무래도 일반 대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아서 사잇돌대출을 많이 취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2일 기준 사잇돌대출 누적 실행액은 1조4800억원으로 당초 전체 사잇돌대출 한도인 2조1500억원의 68.8%가 채워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 상반기 중에 사잇돌대출 한도를 2조1500억원에서 3조1500억원으로 1조원 증액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