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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임금 반납을 잠정 중단했다. 노조와 약속했던 임금 반납 기간이 지난해 연말부로 끝났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가이드라인이 정해지는대로 임금 반납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1조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회복이 뚜렷해 노조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아직 허리띠 졸라메는 것을 중단하는 것이 이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연말까지 진행했던 임금 반납을 연초부터 잠정 중단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 전 직원들은 지난 1월 급여를 반납없이 온전히 수령했다.
대우조선은 올해 임금 반납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경영정상화 단계에 접어들지 않았고 올해 경영여건 역시 좋지 않아 임금 반납을 하지 않고서는 비용절감이 어렵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임금 반납폭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그에 따라 노조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안에 노조가 수긍할지는 미지수다. 대우조선의 지난해 경영 실적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다른 조선사와 비교해 훨씬 좋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조945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에서 적자 전환이 예상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거라는게 내부 분석이다.
대우조선의 이같은 실적은 지난해 14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현대중공업과 적자가 확실시 되는 삼성중공업과 비교해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가 임금 반납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해 임금 동결과 올해 임금 반납에 반발해 연말 부분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해 12월 14일 오후 1시30분부터 310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당시 노조는 "그동안 회사 측의 자구안에 성실히 따랐던 만큼 실적이 개선된 2017년은 임금인상 요구가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대우조선은 2017년 4월 채권단의 지원을 앞두고 연말까지 임금 반납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임금부터 사원에서 부장은 10%, 수석부장은 15%, 임원은 30~40%의 임금을 반납해 왔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가이드라인이 정해지지 않아 아직 임금 반납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산업은행 방침이 정해지는대로 임금 반납을 재추진할 계획이며, 1월 급여부터 소급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임금 반납이 예정된 조선사는 대우조선 뿐만이 아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월 생산직을 포함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반납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삼성중공업은 "생산직을 포함한 사원·대리급에 대한 임금 10% 반납 동의를 받고 있다"며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간 반납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6년 수립한 자구계획에 따라 차·과장급은 임금의 15%, 부장은 25%, 임원은 30%를 반납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임금 반납 대신 순환 휴직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