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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탁결제원이 지난해 섀도보팅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상장사의 주주총회 활성화에 나섰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은 기존 전자투표 시스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기존 전자투표는 그동안 PC로만 이용이 가능했지만, 지난해 말 전자투표 모바일 서비스를 개통,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해서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주주 본인확인 및 전자투표 행사(전자위임장 수여)시 활용되는 공인인증서의 범위를 이달 부터 증권용·범용 공인인증서 외에 은행용 공인인증서도 추가해 주주 편의성을 증대할 예정이다.
또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과 공동으로 주주총회 참여 독려 홍보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예탁결제원 자체적으로도 신문, 옥외광고, 홍보물 배포, 온라인 홍보배너 제작 등을 통해 주주들이 전자투표제도를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밖에 2017년 결산법인의 정기 주총에 전자투표를 행사한 주주에 지급하기 위해 5000원 상당의 모바일 기프티콘 3만개를 준비했다.
모바일 기프티콘은 2017년 결산법인의 최초 정기주총 전자투표 행사일부터 매일 1000명 한도로 지급한다.
그동안 주주총회가 집중되는 3월 셋째, 넷째주를 피해 3월 초에 정기주총을 개최한 발행사의 전자투표 행사 주주에게 우선적으로 기프티콘을 지급하기 때문에 주총 분산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소액주주 지분율이 75%를 넘는 발행회사를 대상으로 최대한 주총을 분산해 개최하고, 주주에 대한 전자투표 이용을 적극 독려해 소액 주주들에게 많은 혜택에 돌아갈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 주관 주총 자율분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실제 주주총회를 분산한 회사에 대해서는 올해 한시적으로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 수수료를 30% 감면 적용키로 했다.
업계는 섀도보팅 폐지에 따라 지난 10년 동안 전자투표·전자위임장 제도 도입을 준비해온 예탁결제원의 행보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업들이 당장 올해부터 섀도보팅 폐지로 주주총회 구성 등에 대한 어려움을 감안해 보완책도 함께 추진 중이다.
예탁결제원은 지난 2006년 부터 주주총회에서 효율적인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며 마스터 플랜을 수립한 이후 전자투표 인프라 구축에 역량을 모아왔다.
예탁결제원 측은 "전자투표제 시행은 기존의 의결권 행사방식이 달라지는 것이 아닌 주주들의 편익이 크게 증대되는 것"이라며 "시간과 비용의 절감을 통한 원활한 주총은 물론, 매년 한날 한시에 몰리는 '슈퍼주총데이'의 병폐를 해소하는 수단"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어 "섀도보팅 제도가 지난 27년 동안 유지됐던 만큼 폐지에 따른 혼란이 우려되지만 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수단으로 악용되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의결권행사에 따른 시간과 비용이 절감된다는 점이 부각될수록 전자투표 및 전자위임장 제도의 활용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