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가해자 강도 높은 처벌… "무관용 원칙 내세워"
  • ▲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8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4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실질적 성평등 실현을 촉구하며 안국역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8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4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실질적 성평등 실현을 촉구하며 안국역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미투운동'이 사회적인 움직임으로 확산되면서 유통업계에서 이를 사전에 예방함과 동시에 피해자들의 보호를 위해 자체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국민들의 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된 유통업계의 특성상 성(性) 범죄는 회사 이미지 타격에 치명적인 만큼 자체적인 자구책을 마련해 사전에 불미스러운 일을 방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프라인에서 운영하는 유통업계는 물론, 온라인 유통업계도 성(性)범죄 방지를 위해 다양한 교육 및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숨기기 급급했던 성(性)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투명하게 대처한다는 변화한 모습이다.

    ◇ 롯데·신세계·현대… 계열사에 따라 교육 강화 및 전담팀 신설 

    롯데는 계열사 업종 특성에 맞게 본사 또는 현장에서 '성범죄' 방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온라인에서 무기명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현장 점포를 중심으로 분기별 1회 여성인재 케어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성희롱 예방교육도 법정 의무 횟수보다 많은 연 2회로 확대 실시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이달부터 '성희롱(성폭력) 대책위원회'를 신설하고 성희롱 또는 성폭력 발생 예방과 이슈 발생 시 신속한 조사 및 엄정한 처리를 지원하고 있다.

    '성희롱(성폭력) 대책위원회'는 성폭력 또는 성희롱 이슈 발생 시 해당 사안에 대해서 첫째 피해자 보호중심의 상담 진행, 둘째 신속한 조사 및 조치, 셋째 피해자 구제 및 2차 피해방지 대책 마련에 노력한다는 세 가지 원칙으로 운영된다. 사건의 신속한 조사 및 처리를 지원하며, 성희롱(성폭력) 행위자에 대해 '무관용'을 철저히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도 사내 성희롱, 추행 등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교육과정 및 징계기준을 한층 엄격하게 마련해 실행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성희롱 및 성추행을 예방하기 위해 연간 1회 사내 교육을 통해 직원들을 교육하고 있으며 휴직 중인 임직원의 경우 복직 시 별도의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매년 새로 입사하는 신입사원과 경력사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입문 교육 내 별도의 프로그램도 마련, 대처방법과 예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점포의 경우, 반기에 한 번씩 진행하는 사건·사고 공감회를 통해 기간 중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례를 소개하며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이마트 역시 성희롱 교육을 강화하고 법적 의무 교육 기준을 연 1회보다 많은 연 2로 늘려 성희롱·성추행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전사적 차원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정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원활한 신고 접수를 위해 계열사별로 '성희롱 고충처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성희롱 고충처리위원회는 회사 내 성희롱 및 성희롱과 관련된 폭언, 폭행의 예방과 그에 관련한 고충처리를 통해 안전한 직장생활을 조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위원회는 남녀고용평등법상의 성희롱 및 성희롱과 관련된 폭언, 폭행의 시정, 적절한 분쟁의 해결을 심의·의결 성희롱 및 성희롱과 관련된 폭언, 폭행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계획 수립 및 실시 등을 진행한다.

    만약 성범죄와 관련한 내용이 적발될 경우 중징계 처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피해자 익명성 보호 강화

    홈플러스도 연 1회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성희롱 예방교육을 이러닝으로 제작해 진행 중이다.

    교육 과정은 '홈플맘' 캐릭터를 활용하고, 홈플러스 매장과 본사를 배경으로 한 웹툰 형식으로 제작돼 학습하는 직원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상사 면담', '성희롱 상담위원', '익명 소통 채널', '부정부패 신고센터' 등 자체 신고 채널을 통해 내용이 확인되면, 본사 윤리감사팀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상벌위원회를 통해 사고 직원에 대한 징계 혹은 인사 조치를 취하고 있다.

    BGF도 성범죄 예방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해 정기적으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상담 및 신고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해당 교육은 전직원을 대상으로 직장 내 성희롱 예방 및 대처와 관련된 내용이며 인식 전환, 신고 절차, 사후조치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성희롱 상담 및 신고 시스템(신고센터)는 그룹웨어 내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게 창구가 열려있고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기관을 통해 최초 커뮤니케이션이 되도록 시스템화돼 있다.

  • ▲ 위메프에서 진행하는 건전 회식문화 캠페인. ⓒ위메프
    ▲ 위메프에서 진행하는 건전 회식문화 캠페인. ⓒ위메프


    ◇ 이커머스 업계 "성범죄엔 철저한 무관용 원칙"… 위메프 "강력 대응"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업계도 성범죄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해당 사건이 발생 시 철저한 무관용으로 엄중히 처벌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대표적으로 위메프의 경우 연 1회 전 직원 대상 성희롱예방교육을 진행하며, 직책자 대상 별도 집합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입사시 전 직원 윤리규범준수서약서를 작성하고 건전 회식문화 만들기 사내 캠페인 연중 진행해 사건을 사전에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고용노동부에서 개발한 성희롱 자가진단 앱 활용 및 셀프체크리스트도 전사 공지한 상황이다.

    피해자들을 위해 성희롱 신고 접수처인 '윤리제보센터'도 운영중이다. 피해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동성의 담당자가 배정되며, 여성상담사도 존재한다.

    가해자의 경우 최저 정직 이상의 강도 높은 제재를 시행하는 등 철저한 무관용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이밖에 다른이커머스기업들도 성범죄와 관련한 내용은 철저한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통업계에서 성범죄와 관련해 강도 높은 무관용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미투운동'이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더는 숨기기만 할 문제가 아니라는 변화한 사회적 인식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의 특성상 고객들과 접촉이 많기 때문에 '미투운동'이 회사로 퍼질 경우 매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변화한 사회적 인식이 이러한 교육 및 처벌 강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다"며 "성범죄에 대해서는 더는 봐주기 식 처사가 아닌 철저한 무관용으로 강도 높은 처벌을 기본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