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간 사후조정 성과 없이 종료 … 21일 5만명 총파업 예고최대 40조원 손실 전망 … "정부 주도 전향적 판단 필요할 때"
  •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이주노동자 노동권익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이주노동자 노동권익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지급 관련 사후조정에서 끝내 합의에 실패하면서 오는 21일 예고된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의 총파업이 현실화되고 있다. 반도체 생산 차질에 따른 국가 경제 전반에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최후의 보루인 '긴급조정권' 발동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부터 약 17시간에 걸친 마라톤 사후조정을 진행했지만 성과급 지급 체계와 임금 인상안 등을 둘러싼 입장 차를 끝내 좁히지 못하고 결렬했다. 노조 측은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예정대로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날 새벽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노사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조정안을 요청했지만 결과적으로 저희 요구보다 더 퇴보된 안이었다"고 말했다. 향후 추가 사후조정 가능성에 대해선 "오늘로 끝났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에 예고된 파업은 창사 이후 최대 규모로 참가 인원이 최대 5만명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과 국내 수출, 증시 전반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파업 장기화 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40조원 넘게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정부 안팎에선 초기업노조의 파업을 막을 최후의 수단으로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하는 '긴급조정권'에 관심이 쏠린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곧장 노조의 쟁의행위가 중단되며 30일간 파업이 금지된다. 다만 긴급조정권은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만큼 당장 발동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관가의 시각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정부에서 노조의 행동을 막기 위해 긴급조정 명령을 내릴 경우의 수가 많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도 사후조정 결렬 이후 한 유튜브에서 "대화가 절실하다. 밤을 새워서라도 해야 한다"며 긴급조정권 행사보다 중노위의 사후조정 재개에 무게를 뒀다. 실제로 긴급조정권은 노동관계조정법상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치거나 국민 일상생활을 위험하게 할 우려가 있을 때 제한적으로 사용돼 왔다. 마지막으로 발동된 사례는 2005년 아시아나항공 및 대한항공 파업으로 약 21년 전이다. 

    그러나 재계에선 파업이 현실화될 때를 대비해 '긴급조정권'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파업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과거 '긴급조정권'을 사용했을 당시보다 더 위급할 수 있다"며 "정부의 전향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