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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11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압도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 11년간 이끌어온 사업을 올해 역시 지속해 주요 사업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일 임원후보추천회의를 열어 유 사장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키로 의결했다.
임추위는 호반트 리 앱스타인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외이사와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유상호 사장, 배종석 한국인사조직학회 부회장, 김재환 한투지주 사외이사 등 5인으로 구성됐으며, 유상호 대표를 제외한 4인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의 주주총회는 오는 22일로 예정돼 있고, 주총에서 유 사장의 재선임 안건 통과 역시 확정적인 상황이다.
유 사장이 연임에 성공하면 지난 2007년 사장 취임 이후 12년 연속 회사를 이끌게 된다.
증권업계 CEO의 평균 재임 기간이 3년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11 연임 기록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유 사장의 연임 결정 과정은 올해 역시 완벽하게 순탄치 않았다.
10년 이상 회사를 이끌어오며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했지만 사내에서는 여전히 새로운 인물 발굴을 중요한 과제로 여기고 있다.
이에 따라 10연임을 앞둔 시점이었던 2016년은 물론 지난해에도 새로운 CEO 후보군이 끊임없이 거론돼 왔다.
그러나 경영실적을 눈으로 확인시키며 논란의 여지를 스스로 닫았다.
유 사장의 연임은 지난해 5244억원의 당기순익을 시현하며 업계 최고의 호실적이 바탕이 됐다.
자기자본 규모로는 업계 5위 수준이지만 실적은 경쟁사를 압도하며 지난해 ROE 역시 11%대를 기록했다.
특히 초대형IB 가운데 현재 유일하게 발행어음 인가를 취득하며 지난해 말부터 이를 통한 수익창출의 길을 열었다.
이밖에 해외시장과 인터넷은행 등 신사업진출도 적극적으로 나서 사업 다변화와 신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매년 평가를 받아야 하는 CEO라는 직책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1년간 본인이 쌓아온 성과를 통해 오너인 김남구 부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발판으로 앞으로를 더욱 기대할 수 있게 만들었다.
특히 유 사장의 행보는 최근 증권업계에서 불고 있는 CEO 단명에 따른 회의론에 대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 사장을 비롯해 재임기간이 긴 CEO가 이끄는 회사가 실적 역시 좋다는 점이 입증되면서 증권가는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사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EO가 새로 임명되면 업무 파악과 조직 정비에 소요되는 시간이 필요하고, 본격 사업 추진에도 그만큼 경쟁사 대비 늦어진다"고 말했다.
유 사장 역시 그동안 진행해온 사업을 올해에도 지속할 수 있다.
연임 확정 이후 지난해 부터 공을 들인 발행어음 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한편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인수를 마무리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유 사장은 1992년 대우증권에서 증권업무를 시작한 이후 2002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동원증권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07년 업계 최연소 CEO로 선임되며 업계 최장수 CEO 기록을 스스로 경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