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상선 "협력 혈세 낭비라고 주장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 현대상선 "선복 규모 차이로 인해 공동운항 및 선복교환을 할 수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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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SM상선과의 협력 필요성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밝히자 SM상선이 "현대상선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SM상선은 14일 입장자료를 내고 "현대상선에서 SM상선과의 협력이 불가한 5가지 이유를 제시해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1조3000억원이 넘는 혈세 투입에도 여전히 1조2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회사가 SM상선과 협력을 추가 혈세 낭비라고 주장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상선은 SM상선의 반박에 협력 불가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이렇게 나오니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SM상선은 현대상선에 지난해 말부터 공동 운항 등 협력을 제의했으나, 현대상선은 줄곧 거절 의사를 밝혀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두 회사의 입장이 정면으로 충돌한 것은 처음이라 국적선사 간 갈등이 고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 현대상선은 최근 일부에서 거론되는 SM상선과의 공동운항을 비롯한 협력관계 유지에 대해 "미국의 경쟁금지법이 선사 간 협력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데다 해외 화주들이 현대상선 화물을 선적하는 것을 기피하고 있고, 협력관계에 있는 2M(머스크·MSC)도 SM상선과의 협력을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SM상선이 취약한 대외 신뢰도를 운임인하를 통해 만회하려다 시장운임 하락이라는 결과를 초래했고, 현대상선과 중복되는 노선을 개설했다"며 "선복 규모 차이로 인해 공동운항 및 선복교환을 할 수 없는 상황이며 SM상선의 구조조정이 선행되지 않는 이상 흡수·합병은 불가하다"고 협력 불가 의사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SM상선은 현대상선의 5가지 근거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미국의 경쟁금지법에는 선사 간 협력을 엄격히 제한하는 내용이 없다"며 "대형 얼라이언스 경우 시장점유율이 35% 상회하는 경우 분기별로 노선 합리화 및 공급변동에 대한 정보를 제출토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2M 등 얼라이언스 회원사 뿐만 아니라 대만 완하이, 싱가폴 PIL사와 COSCO 및 현대상선은 ZIM과 공동운항 및 선복교환 이상의 협력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며 "결론적으로 현대상선과 SM상선 협력이 미국의 경쟁금지법 위반이라면 글로벌 모든 선사들은 이미 위법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 된다"고 지적했다. 

SM상선과의 협력을 화주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SM상선은 지난해 2분기 서비스 개시 화주 등으로부터 빠른 안정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화주들은 SM상선 서비스 이용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주시장 대형화주인 삼성SDS사가 SM상선을 스페셜 파트너로 선정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또 "현대상선의 주장대로 2M 입장에서는 SM상선의 신규 원양 진출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것은 경쟁 선사를 제거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며 "현대상선은 이를 이유로 SM상선을 배척할 것이 아니라 2M을 비롯한 해외 경쟁선사들에게 SM상선의 원양진출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SM상선의 운임인하로 시장운임이 하락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해양수산부 확인공문을 첨부해 반박했다. SM상선은 "국내외 대형화주들과 체결한 운임계약 수준이 해외 경쟁사 대비 높다"며 "현대상선은 최근 미주서안 노선 공급량을 34% 확대해 운임시장 안정화를 저해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시장에서 현대상선과 SM상선의 신뢰도 및 운임율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현대상선이 주장하듯이 SM상선과 선복규모 간 차이로 협력이 어렵다면 2M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대상선이 왜 비슷한 수준의 운임을 받는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SM상선이 현대상선에 협력을 제안한 것은 경영상 어려움 해소 목적이 아닌 협력을 통한 한국해운 재건에 목적을 두고 있다"며 "현재 현대상선이 안고 있는 고비용 용선료 및 비합리적 계약들과 달리 저희 SM상선은 과거 한진해운이 보유했던 자산들 중 경쟁력을 갖춘 우량자산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채권단 관리체제 하에 투입된 국민혈세는 결국 채권단들의 안정적 채권회수가 최종 목적"이라며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한국해운이 아닌 현대상선 살리기를 고수한다면 이는 한국해운 재건이라는 국정과제와 전혀 달리 이용되는 셈이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