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편의점 등 발렌타인데이·화이트데이 기간 매출 감소하거나 한자릿수 신장에 그쳐"판매채널 다양화, 기념일 의미 흐려지며 특수 기대하기 어려워"
  • ▲ 관련 사진. ⓒ롯데쇼핑
    ▲ 관련 사진. ⓒ롯데쇼핑


"화이트데이요? 요즘 누가 그런 걸 챙겨요."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등 일명 '데이' 특수가 점차 희미해지는 분위기다. 
연인이나 고마운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기 위해 초콜릿과 캔디 등을 직접 포장해 선물하던 문화에서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기프티콘'을 보내거나 와인 같은 실용적인 선물이나 최근 대세인 젤리 등으로 대체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는 대대적인 마케팅과 홍보, 프로모션 행사 등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감소하거나 
전년 대비 한 자릿 수 성장에 그치는 등 특수 다운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가 집계한 올해 발렌타인데이(2월1~14일)와 화이트데이(3월1~14일) 기간 초콜릿·캔디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발렌타인데이(2월 14일)가 설 연휴와 겹치면서 발렌타인데이 매출이 감소했고 이와 함께 화이트데이 매출도 덩달아 감소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기간 매출 비중은 발렌타인데이가 54%로 다소 높았다"며 "화이트데이 매출은 발렌타인데이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 발렌타인데이가 설연휴와 겹치면서 매출이 감소했고 뒤이어 화이트데이 매출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 ▲ 관련 사진. ⓒ롯데마트
    ▲ 관련 사진. ⓒ롯데마트


  • 롯데마트는 
    올해 화이트데이 기간 캔디와 초콜릿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5.8%, 3.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와인 매출은 22.9% 늘어났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
    캔디나 초콜릿의 경우 달기도 하고 살찌는 것을 걱정하는 고객도 있어서 남성분들이 선물로 와인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화이트데이 기간 와인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화이트데이 기간 초콜릿·캔디류 매출이 전년 대비 한 자릿 수 성장에 그쳤다고 밝혔다. 

  • ▲ 관련 사진. ⓒCU
    ▲ 관련 사진. ⓒCU


    편의점의 경우 매출은 전년 대비 신장세를 보였지만 신장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U의 화이트데이 행사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4.0% 올랐다. 올해는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일컫는 가심비 소비심리가 반영되면서 1만원 이상 상품이 인기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CU의 화이트데이 행사 상품 
    가격대별 판매 동향을 보면 1만원 이상 상품의 매출 구성비는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45.6%를 차지했다. 반면 5000원 이하 단품류는 지난 해 30%가 넘는 매출 비중을 보였으나 올해는 전년 보다 7% 가량 떨어진 24%의 비중을 차지했다. 

    개별 상품 중에서는 CU가 드림웍스픽처스와 손잡고 선보인 'KOUKOU' 캐릭터 상품들의 인기가 높았다. 쿵푸팬더, 슈렉, 트롤 등 드림웍스의 캐릭터 인형과 다양한 과자, 초콜릿, 사탕 등을 담은 '드림웍스 바구니 세트', '드림웍스 미니 바구니'가 매출 상위권에 올랐다. 

    초콜릿과 캔디, 젤리 매출은 전주 대비 각각 137.1%, 102.2%, 57% 상승했지만 이는 1+1 행사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CU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초콜릿 40여 종, 젤리 20여 종, 캔디 30여 종 등 약 100가지 상품을 대상으로 원플러스원 증정 행사를 진행했다.

    김석환 
    BGF리테일 MD기획팀장은 "올해 화이트데이는 이전과 달리 캐릭터 인형 등이 들어간 기획상품 등의 판매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며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가심비 소비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가치를 담은 상품들이 앞으로도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S25는 올해 화이트데이 기간 
    캔디와 초콜릿, 젤리, 세트 상품 등 매출 증가율이 20.8%로 집계됐다. 올해는 초콜릿이나 캔디류가 아닌 신규 카테고리인 젤리 상품이 화이트데이 매출 확대를 주도했다. 


    김진명 GS리테일 캔디초콜릿 MD는 "올해 화이트데이에는 점보베어젤리, 그랜드야쿠르트젤리, 커피빈과 손잡고 만든 커피젤리 등 GS25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색다른 젤리가 인기를 끌었다"며 "
    화이트데이를 사탕을 선물하는 날에서 달콤함을 선물하는 날로 포지셔닝 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프티콘이나 온라인 쇼핑몰 등 화이트데이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채널이 다양해지고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를 특별한 기념일로 생각하는 관점이 많이 약해진 것 같다"며 "매년 다양한 행사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념일 의미가 전체적으로 흐려지면서 예전같은 특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