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기자회견 통해 사측에 21개 항목 확약 요구군산공장 폐쇄 철회 등 일부 제시안 수용 힘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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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지엠(한국GM) 노조가 사측의 임금 동결안을 수용하는 모양새다. 금속노조가 5.3% 인상안을 내놨을 때만 해도 따르는 분위기였지만, 치열한 논의 끝에 동결키로 했다. 그러나 노조가 임금 인상에서 한발 물러나는 대신 21개에 달하는 제시안을 내놔 협상 타결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지엠 노조는 15일 오후 부평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금 동결, 성과급 유보 등을 포함한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 요구안을 확정했다.

    임한택 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영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결단으로 2018년 임금인상 및 2017년 성과급 요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2일 전국금속노조는 대의원대회를 통해 올해 임금 인상 요구안을 기본급 대비 5.3%인 11만6276원으로 확정했다"며 "그럼에도 노조는 회사가 군산공장 폐쇄철회 및 한국지엠의 장기발전전망 제시를 통한 조합원 고용생존권 보호 담보확약을 제시하고, 산업은행의 경영실태조사에 따른 책임이행을 전제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을 포기하는 대신 ▲군산공장 폐쇄 철회 ▲정비사업소 관련 단체교섭합의서 이행 ▲신차투입계획 로드맵 제시 ▲미래형자동차 국내 개발 및 국내 생산 요구 ▲한국지엠 지적소유권 확약 ▲노사합동 경영실사 ▲소형 SUV 항구적 국내개발 및 국내생산 확약 등을 요구했다.

    이 외에도 ▲말리부 후속 및 캡티바 대체차종 생산 ▲스파크 후속 및 B175 후속차량 생산 ▲쉐보레 에퀴녹스 국내생산 ▲쉐보레 트래버스 국내 생산 ▲쉐보레 콜로라도 국내 생산 ▲내수시장 20% 확대 및 수출물량 확대방안 마련 ▲LPG차량생산 ▲글로벌지엠의 완성차 수입판매 금지 등 21개 항목을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우리는 국가기간산업의 주역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며 "노조가 뼈를 깎는 고통으로 양보하고 희생하는 것은 30만 노동자들의 고용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사측은 노조에 ▲기본급 동결 ▲성과급 유보 ▲중식 유료화 ▲자녀 대학학자금 2자녀로 제한 ▲장기근속자 금메달 지급 등 포상제도 조정 ▲차량구입 할인혜택 축소 ▲퇴직자 직계가족 우선채용 원칙 폐지 등을 요구했다.

    당초 노조는 금속노조가 제시한 5.3%의 임금 인상안을 그대로 수용해, 사측에 제시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이 악화됐고, 자칫하면 산업은행의 지원조차 받지 못한다는 위기감이 결국 임금 인상 요구를 포기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향후 노사간 교섭은 노조가 제시한 21개의 항목 위주로 진행될 전망이다.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항목이 많아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노조 요구안이 무엇이든 예정된 교섭일에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갈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교섭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