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적 한계 탈피…시중은행과 경쟁 차별화1층 보단 2층 혹은 고층에 영업점 마련
  • 지방은행들이 수도권 진출을 꾀하며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영업점 전략을 펼치고 있다. 

    통상 1~2층에 위치한 은행 영업점을 높은 곳으로 올려 소매금융 및 중소기업금융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구은행 서울영업부는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부영빌딩 5층으로 둥지를 옮겼다.

기존 을지로 내외빌딩 2층 자리의 임대차 계약 만료에 따른 조치다.

특이한 점은 저층이 아닌 고층이란 점이다. 대구은행 서울영업부의 투자금융부, 국제금융부, 리스크관리부 등 부서와 함께 지점도 5층에 자리했다.

은행 영업점은 1층 혹은 2층에 위치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지방은행의 수도권 영업점은 처음부터 2층 혹은 고층을 공략하고 있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과 수도권에서 경쟁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고층에 자리를 잡는 대신 지역 연고 고객과 기업 고객 모시기 전술을 취하는 것이다.

영업점 방문이 필요 없는 비대면 서비스가 강화되면서 저층 지점 매력이 낮아진 것도 한몫한다.

대구은행 여의도지점의 경우 지방은행 영업점 중 가장 고층인 11층에 있다. 수도권 총 7개의 영업점을 운영 중인 대구은행은 서울권 3곳 중 2곳이 고층이다.

지방은행 중 가장 많은 31개 수도권 영업점을 보유한 광주은행도 고층 지점이 포진해 있다.

서울권의 경우 삼성동·서초동지점 3층, 양재지점 5층, 서울영업부 6층, 여의도지점 10층에 있다. 지난해 오픈한 경기권 동탄지점도 3층이다.

전북은행도 잠실·반포지점이 3층에서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21년 만에 수도권 신도시 영업점 3곳을 오픈한 경남은행은 총 6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여의도지점이 3층에 있다.

앞서 지방은행들은 몇 년 전부터 수도권 영역 넓히기에 힘을 쏟았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지역경제 기반과 은행 수익성이 점점 악화되고 있어서다.

특히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수도권 소형 전략점포 위주로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왔다.

수도권에서도 신도시는 영업망 확충에 노른자 땅으로 불리며 지방은행들이 유독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각종 상가 및 아파트 밀집 지역이면서 분양에 따른 개인대출에 집중 공략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건물의 고층을 선택해 임대료를 대폭 줄이면서 신규 고객 유치보단 기존 고객 혹은 기업 고객에 집중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직접 발로 뛰는 현장 영업도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