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가하락-수익 악화 이중·삼중고… 시설 투자비용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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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대한통운 지역 터미널에 설치된 자동 주소 분류기 '휠소터' ⓒ 뉴데일리 공준표
수익성 확보를 위한 택배업계의 고민이 깊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데다, 택배 단가는 매년 하락세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동화 시설을 도입하고 있지만, 시설 확충을 위한 초기 비용도 만만치 않다.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 대비 약 16% 상승한 시간당 7530원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택배 사업자의 추가 지출을 약 556억원 수준으로 집계했다. 터미널 택배 분류 인력 등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1만2000여 명을 기준으로 했다.
인건비 부담은 늘었지만 택배 단가는 하락세다. 지난해 택배 평균단가는 2248원으로 16년 대비 약 3% 떨어졌으며, 매년 1~3%씩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단가 하락으로 각 사의 택배사업 수익률도 떨어지는 추세다. CJ대한통운, 한진, 롯데 등 주요물류사의 택배부문 영업익은 제자리거나 뒷걸음치고 있다.
지난 4분기 기준 CJ의 택배 매출은 55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상승했지만, 이익률은 9.5%로 변화가 없었다. 한진의 경우 가장 최근 집계인 17년 3분기 택배 이익률이 1.3%에 불과했고, 같은 기간 롯데는 택배매출 상승에도 151억원의 적자를 냈다.
업계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자동화 시설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택배 자동분류기 등을 통해 물류 처리 과정에 드는 인건비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당장엔 시설 투자비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자동화 도입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은 상반기 중 물류 분류 과정 전체를 자동화한 '수도권 메가허브 터미널'을 오픈한다. 터미널은 축구장 41배 크기로 지어지며, 약 42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됐다. CJ 측은 터미널 가동 시 하루 약 1000여 명의 현장 인력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진은 자사 대전 허브터미널에 택배 자동분류기와 같은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터미널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며, 시설은 2021년 중 완공된다.
현재 한진은 대전 허브터미널 인근의 중부화물터미널 부지, 건물 매입 절차를 마치고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롯데택배(롯데글로벌로지스)도 자동분류기 등 시설 확충을 위해 올해 중 1500억원을 투입한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각 사의 택배 부문 이익률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면서 "현재 시장 환경에선 단가 인상도 어려워, 기업에선 비용을 들여서라도 자동화 시설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 물류 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