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노선 공급석 유지해야… 3년 후 제휴협정 효과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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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국적 항공사 최초로 미국 델타항공과 조인트 벤처를 통해 태평양 노선에서 공동 영업활동을 벌이기로 하고 맺은 제휴협정을 국토교통부가 조건부로 인가했다고 29일 밝혔다.
두 항공사는 각사의 정체성을 유지한 채 해당 노선에서 한 회사처럼 운임·운항일정 등 영업활동을 공동으로 수행하고 수익·비용을 공유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7월 델타항공과 조인트 벤처 추진을 위한 제휴협정을 맺고 한미 항공 당국에 인가를 신청했다. 미국 교통부는 지난해 11월 승인했다.
국토부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쟁 제한성에 대해 조건부 승인 의견을 밝혀옴에 따라 이를 반영해 조건부 인가를 결정했다.
국토부는 양사 간 협력으로 운항 도시 간 연계성이 강화돼 소비자 편익이 늘 것으로 봤다. 대한항공의 아시아 77개 노선과 델타항공의 미주 271개 노선 간 연계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신규 노선 취항은 물론 같은 노선에서 다양한 시간대의 운항일정이 제공돼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수 회원에게 주는 마일리지의 양사 간 인정 범위도 확대될 거로 기대된다.
국토부는 인천국제공항이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입지를 다지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인천~미주 노선 운항일정이 다양화하면 동북아 다른 도시를 거쳐 미주로 향하던 환승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국토부는 양사의 특정 노선 점유율 상승으로 발생할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한~미 노선 전체에 대한 공급 좌석을 유지하도록 했다. 양사가 동시 운항하는 △인천~시애틀 △인천~애틀랜타 2개 노선과 각각 단독 운항하는 △인천~라스베이거스 △인천~디트로이트 △인천~워싱턴 3개 노선에 대해서도 현재의 공급 좌석을 줄이지 못하게 조건을 달았다.
또 해마다 소비자 혜택의 실현 내용 등에 대해 성과를 보고토록 했다. 운임 변화를 살피고자 운임 자료도 제출받을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 1회 성과보고 등을 통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며 "3년 후 제휴협정의 효과를 재검토해 양사의 지배율이 높은 노선에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게 점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