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태도불량 0점에도 최종 합격돼지원 전부터 합격자 관리 정황 포착
  • ▲ 금감원 최성일 부원장보가 2일 하나은행 채용비리와 관련해 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뉴데일리
    ▲ 금감원 최성일 부원장보가 2일 하나은행 채용비리와 관련해 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뉴데일리


    하나금융지주의 채용비리 건수가 더 늘어났다.

    이번에는 입사 지원 전부터 합격자를 정해놓고 채용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2일 하나은행의 2013년 채용 절차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한 결과 총 32건의 채용비리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검사는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당시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진행됐다.

    금감원은 하나은행 채용비리와 관련해 특별 검사에 총 17명의 인력을 파견하며 지난 15일 동안 고강도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하나은행 최종 합격자 229명 중 추천 등에 따른 특혜 합격자는 32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16명은 청와대 감사관을 비롯해 국회정무실, 시장 비서실장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하나은행에 취업됐다.

    지원자 중 한 명은 서류전형, 실무면접 점수가 합격 기준에 미달하고 합숙면접 역시 태도불량으로 0점 처리됐는데도 불구하고 합격돼 논란을 더 키웠다.

    이는 사실상 입사 전부터 추천인에 대한 합격 명단을 관리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추천인 입사 서류 중에는 김정태 회장을 추정하는 ‘회’, ‘짱’, ‘반드시 되어야 한다는 의견’으로 표시하는 등 청탁에 의한 채용이 공공연하게 이뤄졌다.

    특혜 채용 외에도 최종 면접 시 남녀 차별도 적발됐다.

    최종 임원 면접 시 합격권 내의 여성 2명을 탈락시키고 대신 합격권 밖에 있는 남성 2명의 순위를 높인 것이다.

    또 특정 학교 졸업자를 등급별로 나눠 소위 명문대 졸업자를 우대하는 등 면접 순위를 조작한 정황도 포착됐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추천한 지원자도 서류전형 점수가 합격기준에 미달했으나 최종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채용비리 정황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소지에 대해 확보된 증거자료 등을 검찰에 수사 참고자료로 제공했으며 향후 수사결과에 따라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