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때보다 실적 더 나빠
동남아·일본 등 신시장 개척도 갈 길 멀어
  • ▲ 파라다이스그룹이 지난해 약 3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 사드여파로 카지노 매출이 줄어든 데다,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사업비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 파라다이스
    ▲ 파라다이스그룹이 지난해 약 3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 사드여파로 카지노 매출이 줄어든 데다,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사업비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 파라다이스



    파라다이스그룹이 지난해 역대 최악의 실적을 냈다. 중국과의 사드 갈등 이후 카지노 매출이 크게 줄어든 데다, 지난해 4월 개장한 파라다이스시티 사업비가 부담으로 작용한 탓이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6680억원의 매출과 29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4%, 145%가 각각 떨어진 규모다. 파라다이스의 지난해 실적은 2015년 메르스 사태보다도 더 악화됐다.

    적자의 주된 원인은 사드 여파로 인한 중국 VIP 고객 감소다. 국내 카지노 연간 방문객의 절반 가까이가 중국 VIP 고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타격이었다.

    사드 갈등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초부터 파라다이스의 매출도 같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파라다이스의 누적 매출은 2823억원으로,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매출 대비 약 20% 감소한 규모다.

    하반기 들어 다소 누그러진 갈등에도 큰 반전은 없었다. 지난해 10월 중국과의 관계개선 협의 등 관련 이슈로 파라다이스 3분기 카지노 매출도 다소 상승세를 보였지만, 상반기 적자를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미지근한 시장 분위기로 연말연시 대목 특수도 없었다.

    파라다이스시티 사업비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파라다이스는 일본 세가사미사와 총 1조3000억원을 투자해 인천 영종도에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를 건립했다. 이후 쇼핑몰, 부티크 호텔 등 2차 시설에 추가 투자된 금액도 1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파라다이스는 일본, 동남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에서 고객을 유치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중국 VIP 의존도 완화, 고객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파라다이스는 지난해부터 회사 내에 신시장 발굴팀을 설치해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잇다.

    신시장 개척 성과가 단기간에 가시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본, 동남아 등 현지 시장 내 판로 안착까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파라다이스의 경우 지난해 적자로 신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 비용 투입도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파라다이스를 비롯해 국내 카지노 업계가 지난해 사드 갈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동남아, 일본 등 신시장 개척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업계에서 나오는 이야기지만, 단기간 성과화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는 국내 카지노 시장 자체가 얼어붙어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